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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북 경제 제재와 체제변화 사이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 경제학 

입력: 2017-09-10 18:00
[2017년 09월 11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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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북 경제 제재와 체제변화 사이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 경제학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도 쉽지 않다. 북한 김정은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한반도의 전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에 발사한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마침내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한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 미국이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동맹국인 서울이나 동경을 방어하려면 미국 도시의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정은의 끊임없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화염과 분노"로 응징하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그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All options are on the table.)"고 언급한 것은 선제 공격 및 전쟁(military options)을 포함하겠지만 북한이 반격할 경우 한국의 인명 피해가 엄청날 우려가 있다. 참수작전이나 김정은의 핵폭탄, 미사일 등을 파괴하는 작전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에 맞서서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국가간 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대부분 전쟁 대신에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s)로 해결하려 한다. 경제제재는 다양한 형태의 무역 및 금융거래의 억제를 말한다. 물론 제재는 큰 나라가 적은 나라에 실시할 수 있을 뿐이다.

북한은 1950~53년 한국 동란 이후 국제제재를 받아왔으나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완화됐다. 그 후 2006년 북한이 핵 실험을 시작하자 UN안보리(安保理)의 결의로 경제제재가 다시 강화됐다. 북한은 핵실험, 인권, 독제체제 등으로 UN 뿐 아니라 미국, EU, 일본 등 여러 나라로부터 오랫동안 많은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건재할 뿐 아니라 핵무기 개발도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경제제재는 과연 효과가 있는가?

국제 제재의 중요한 목표는 체제변화(regime change)이다. 그러나 경제제재가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다. UN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제재의 와중에도 북한은 무기와 광물을 은밀하게 거래해왔다고 한다. 금년 2월 현재 193개 UN회원국 중에 116개국이 아직 안보리 경제제재 결과보고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실제로 경제제재에 대한 회원국들의 국제공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최근에 글로벌 거대은행들이 규제를 위반해서 미국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대규모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JP모간 체이스, HSBC, 도이체방크, 뱅크아메리카 등 거대은행들이 국제제재를 받고 무역 및 금융거래가 금지된 국가(Rogue countries)들에게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도 밝혀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당사자들에 대한 2차 경제제재를 강화한다면 제재의 효과는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제제재는 실행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경제제재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는 없었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제재가 활용되는 이유는 제재가 효율적이기 보다 실제로 상대방을 응징하는데 언어와 군사적 행동 이외에 적절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더라도 이들의 실행 가능성이 낮으면 소용이 없다. 결국 북한과 미국은 대화와 협상의 길로 가지 않을까? 핵무기를 갖는 순간 북한은 미국과 강화조약을 맺는 셈이지만 그럼 한국의 운명은 어찌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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