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만CGT로 석달만에 1위
수주잔량은 중·일에 이어 '3위'
발주량 감소세로 전망 '비관적'
수주잔량은 중·일에 이어 '3위'
발주량 감소세로 전망 '비관적'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달 세계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제치고 석 달 만에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수주잔량은 여전히 중국과 일본에 이은 3위로 일감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국가별 수주실적에서 한국은 1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9척)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이 11만CGT(7척), 일본이 4만CGT(2척)로 각각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이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올해 1~8월 국가별 수주실적은 중국이 422만CGT(195척)로 1위를 지켰고, 한국이 348만CGT(104척)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남은 일감을 의미하는 수주잔량을 보면 한국 조선업계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클락슨이 집계한 8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중국이 2583만CGT로 1위이고, 이어 일본(1612만CGT), 한국(1610만CGT) 순이다. 올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던 선박 발주가 지난달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51CGT(33척)를 기록하며 7월 발주량(157만CGT·44척)의 3분의 1에 그쳤다. 애초 클락슨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2140만CGT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8월 현재 누적 발주량은 1273만CGT로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 시각도 비관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초대형유조선(VLCC)과 1만2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국내 조선사들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분야에서 연초 전망과 달리 발주량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VLCC는 지난 3월 전망에서 연간 200만CGT(45척)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8월 현재 142만CGT(32척)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달에 VLCC 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올해 발주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 들어 VLCC 발주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지난 3월 전망에서 140만CGT(21척)가 발주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세계 2~3위 해운사들이 연내 20척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마저도 중국 조선사들이 대부분 수주를 예약한 상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넉달 남은 시점에서 세계 선박 발주가 현상 유지를 하는 데 그친다면, 실제 발주량은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조선소들은 일감 부족에 따른 고난의 행군을 당분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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