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포럼] 에너지 정책, 10년 앞을 내다봐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0502102251607002[1].jpg "[포럼] 에너지 정책, 10년 앞을 내다봐야")
지금 진행 중인 발전소 건설을 중단한다고 한다고 당장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다는 정부의 설명은 사실일 것이다. 또한 현재의 전력 예비율을 고려하면 당분가 전기 요금이 오르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인 다음 정부에서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아직까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2011년 발생한 블랙아웃(대정전) 악몽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전력확보를 위한 정책으로 많은 발전소가 건설되었고 5년이 지난 지금은 전력이 남아돌 정도로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충분한 자료 분석과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효과적으로 에너지 변환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와 에너지 조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
이산화탄소의 지난 친 방출로 인한 기후변화시대에 석탄으로 대변되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은 줄여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반면에 원자력 발전은 이산화탄소 방출이 전무하여 기후변화에 긍정적이지만 방사능폐기물 처분 문제와 일본에서 경험한 바 있는 지진 발생 시 동반될 수 있는 대규모 재앙과 같은 안전문제가 큰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재생에너지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력생산에 이용되는 에너지원은 전체의 40% 정도이며 전력의 40% 가까이는 석탄에서, 30% 가량은 원자력에서, 20%는 LNG에서 나온다. 신재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4% 남짓이다. 즉, 전력의 90% 이상이 화석연료와 원자력에서 공급되고 있다. 이런 에너지 믹스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신재생을 적극 늘리고 석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방출이 적은 천연가스(LNG)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고려해야 되는 것은 에너지 전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다.
올바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에너지원 수요 뿐 아니라 전력수요의 예측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다. 현실로 다가오는 인공지능 및 4차 산업사회 시대에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또한 그 에너지원은 무엇이 될 것 인지에 냉철한 분석이 요구된다. 전력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과 석탄이 선택지에서 멀어지면 장기적으로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없애는 것이 상책이 아닐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 적용으로 석탄화발전의 미세먼지 발생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지 또한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 기 건설 중인 발전소는 완성하고 노후된 발전소를 폐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안전과 환경을 우선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도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부터 향후 5년간 전력이 부족하지 않을 수도 전기요금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5년 후엔 상황이 불확실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력 사용 패턴의 변화와 발전소를 건설하는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지금이 아니라 5년 이후의 장기적인 에너지 조화를 고민해 에너지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석탄과 원자력발전을 대신할 천연가스에 대한 확보는 더욱 장기적으로 접근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주로 장기계약에 의해 도입되는 천연가스는 가스전 개발과 LNG 생산시설 건설 등을 고려하면 10년 앞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산유국의 가스화력 발전과 상대적으로 비싼 LNG를 도입하는 한국의 상황은 다르며 수년 후 다가올 수 있는 고유가시 예상되는 가스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스발전 단가의 상승과 가스자원 확보의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성으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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