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빈 여기어때 PR매니저
![[발언대] 모바일 소외계층에 따스한 손길을](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0102102269607001[1].jpg "[발언대] 모바일 소외계층에 따스한 손길을")
미국 유학 길에 올랐던 21살 때였다.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대학 봉사활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약이 있었고, 수업에서 팀을 정할 때도 원하는 그룹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한 기업 인턴십 과정을 거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설움을 겪었다. 일시적으로 외국인이었고 한때 비정규직 노동자인 사회적 약자였다.
나는 사회에서 약자일까, 강자일까. 우리는 일시적으로라도 일생에 한 번 이상은 사회의 주류에 속한 사람들로부터 차별받는다. 그리고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누군가를 차별한다. 기업도 그렇다. 기업들은 사회 다수를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윤 추구'를 제 1의 목표로 하는 민간 기업이 대다수를 위한 서비스를 연구,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안정기에 접어든 기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기업이 소수 사회 구성원의 필요를 알고도 묵인한다면 사회적 약자를 간접적으로 차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지금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게 요구돼 왔다. 스타트업은 이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러나 최근 '데스밸리'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스타트업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호흡하는 O2O(온·오프연계) 서비스들이 사회적 약자들의 서비스 이용 진입 문턱을 낮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 중이다. 정부와 대기업에서도 쉽게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스타트업이 발벗고 나섰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국내 1위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관광 약자를 배려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여기어때 제휴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조사하고, 자사 숙소정보에 '장애인 편의' 숙소로 표시했다. 그리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색기능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여기어때 숙박제휴점 중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숙소는 호텔, 리조트, 콘도, 펜션 등 1000곳이 넘는다. 장애인들은 숙박 가능한 숙소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없어, 여행에 제약이 많았다고 한다.
또 반려동물을 동반하면 여행이 제한된다는 사용자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과 입실 가능한 숙소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여름휴가가 집중된 7, 8월에는 반려동물 유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다. 여기어때가 보유한 반려동물 동반 입실 가능 숙박시설은 전국 200곳, 객실수는 1800개에 이른다.
부동산 앱 '다방'은 2015년 3월부터 '반려동물 가능한 방'만 검색할 수 있는 검색 필터를 제공해 펫팸족의 주거지 선택을 돕는다. 반려동물 가능 여부는 임대 계약 이후 세입자와 집주인의 가장 많은 갈등 유발 사례로 지목돼 왔다. 다방 앱을 이용하면 집을 구하는 시점부터 반려동물 입주 가능여부를 협의할 수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다. 처음 필터를 도입한 2015년 3월, 반려동물 가능한 매물은 전체 매물의 3%에 불과했지만, 2017년 현재는 30%로 규모가 10배 성장했다.
고령층의 모바일 격차도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세탁O2O 리화이트는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아 O2O 서비스에서 소외된 장년, 노령 사용자를 위해 전화주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화주문 서비스를 요청했던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 스마트폰 앱 없이도 전화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세탁장인의 수거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인 여성 가구를 위해 수거 배달원을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세탁 파트너 스토어를 론칭했다. 집 근처 편의점이나 제휴된 카페에서 세탁물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 시대에 사회적 '약자'는 간접 차별과 정보 불균형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힘을 보탤 때 이들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아직은 각 O2O 분야 리딩 기업인 여기어때, 다방, 리화이트 등만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업계로 확산된다면 모바일 소외계층을 양지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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