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디지털 산책] 닻 올린 중기부, 제 색깔 내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708/2017083002102251607001[1].jpg "[디지털 산책] 닻 올린 중기부, 제 색깔 내려면")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중소벤처기업부의 수장이 결정됐다. 이제 새로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어떤 비전으로 어떤 정책을 실행해갈지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활약으로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양극화도 해소되는 중소기업 중심경제구조가 등장할 거라는 기대가 있는가 하면 혁신보다는 보호를 요구하는 한계중소기업들의 목소리만 커져 가업가정신이 약화되고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는 정체경제가 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첫 단추를 잘 꿰려면 무엇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비전과 전략이 명확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비전과 전략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긴밀히 연동돼야 한다. 첫째 국정과제 최우선순위인 일자리만들기의 주역이 돼야 한다. 어떻게?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만들어서?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이건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에서 일자리만들기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 얼마 가지 않아 폐업할 준비안된 창업이나 생계형 창업이 아닌 준비된 창업과 혁신형 창업을 정착시키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둘째 경제성장과 양극화해소를 위한 핵심전략인 소득주도성장의 주역이 돼야 한다. 어떻게?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서? 이건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에서 소득주도성장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 소득은 고용×임금×생산성의 함수라고 할 수 있는데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임금상승은 고용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임금인상보다는 고용증대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셋째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고 나라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돼야 한다. 어떻게? 사업화도 되지 않는 R&D를 대폭 늘려서? 전 국민에게 소프트웨어 코딩교육을 시켜서? 이건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오픈 이노베이션과 기술융합을 통한 새로운 기업과 산업의 창출에 있다고 한다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오픈과 융합의 원리에 입각한 창업에서 비전과 전략을 찾아야 한다.
이상의 논의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소벤처기업부의 비전은 창업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국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창업국가로 일컬어지는 미국, 이스라엘, 핀란드, 에스토니아, 중국 등의 나라를 분석해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취업교육 못지 않게 창업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비된 창업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둘째 R&D 못지 않게 R&D의 사업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생계형 창업보다 기술형 창업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셋째 융자보다는 투자중심의 자금조달이 이뤄져 창업실패의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넷째 내수시장이 아주 작은 이스라엘,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은 처읍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숭부하는 전략을 택했다. 내수시장이 큰 미국과 중국도 전세계의 상품이 경쟁하는 글로벌 시장이다. 다섯째 아이디어만 뛰어나면 창업에 필요한 능력이 부족해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창업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창업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갖고 관련부처나 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정책추진기구가 있다.
새로 출범하는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들 창업국가의 경험을 거울삼아 보호만을 요구하는 한계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아닌 기업가정신 넘치는 혁신창업가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나라로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백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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