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인재확보가 곧 경쟁력"
'유리천장' '야근' 없애기 주력
'유리천장' '야근' 없애기 주력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 포털, SNS, 게임 등 콘텐츠 업체들이 인력 이탈 방지를 위해 기업 문화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넷마블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근무 여건 개선에 공들이고 있다. 이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활발한 융합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아 콘텐츠 산업 인력을 노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콘텐츠 개발직군에서는 전통 산업인 제조업의 엔지니어링 직군보다 여성의 비중이 높음에도 조직 내 '유리천장'이 여전하고, 일상화한 야근과 '탄력 근무'로 포장된 불규칙한 생활로 종사자의 삶의 질 저하가 야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창의적 인재 확보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여겨지면서,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근로 문화' 정착에 공들이는 움직임이다.
특히 여성인력에 대한 낡은 의식,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로막는 야근의 일상화 등에 민감도가 높다는 점을 조직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인재 전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 페이스북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제목으로 "여성은 유전적으로 기술직종에 적합하지 않다"는 성차별적 내용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를 해고했다. 그의 글이 업무공간에 있는 성차별적 편견을 더욱 극대화하는 악영향 초래했다는 판단에서다.
페이스북의 경우, 최근 마크 저커버그 CEO가 아내의 둘째 출산이 임박했다는 글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두 달간 육아휴직을 가질 것"이라고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신생아와 함께 지내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회사는 미국 근무자에게 최대 4개월의 유급 육아휴가를 보장 중이다.
국내에선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IT 경력자 영입에 적극적인 금융권, 이통사 등으로의 이직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포털, 게임 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에서는 '디지털 금융' 사업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사업 관련 분야 인재를 외부에서 충원했거나 수시 충원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AI랩까지 만들고 카카오 출신 박승택 박사를 랩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통사 역시 작년부터 영업, 마케팅 등에 치우쳤던 인재 영입의 무게중심을 AI 등으로 옮기며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딥러닝 경력자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네이버 음석검색 서비스팀, 다음 검색그룹장을 역임한 이상호씨를 AI사업단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네이버는 '여성에게 유리천장 없는' 문화를 기존 전통산업군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여성을 실제 리더로 앉힘으로써 이 같은 문화를 자연스레 정착시키는 중이다. 네이버에서는 한성숙 대표를 중심으로 박선영 리더(V&엔터), 이윤숙 리더(쇼핑), 채선주 부사장(커뮤니케이션), 정연아 리더(법무) 등 많은 여성 리더가 활약 중이다. 카카오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써도 조직 구성원이 눈치를 주지 못하게 만드는 문화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의 전체 육아휴직자(102명) 중 남성은 15명(14%).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매년 이 수준을 유지 중이며, 이들의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5개월에 달한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사나 평가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신고할 수 있도록 제보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야근이 일상화했던 게임업계도 '환골탈태'를 시도 중이다. 넷마블게임즈는 게임업계 최초로 야근·주말근무 금지령을 포함한 '일하는 문화 개선 도입안'을 올 초 도입했다. 심각한 인력유출 문제를 겪어 온 위메이드는 관행으로 굳어진 '크런치모드'(숙식 등을 회사에서 해결하는 초장시간 노동)를 폐지, 야근을 하려면 대표나 PD(개발총괄)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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