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하 한국무역보험공사 대구경북지사장
![[발언대] 수출에도 `내비게이션`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8/2017082402102269101001[1].jpg "[발언대] 수출에도 `내비게이션` 있다")
수출도 운전과 비슷하다. 영세한 해외 수입자와의 거래는 한밤중에 지도만 가지고 초행길을 나서는 것만큼이나 불안하고 험난하다. 그 수입자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졌는지, 어느 정도의 결제능력이 있는지, 거래처와의 결제 이력은 양호한지 등을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런 수출거래에도 내비게이션이 있다. 수입자의 재무구조, 신용정보를 제공해주고 수입자가 수출대금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에도 이를 대신 보상해 주는 무역보험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중소 수출기업들이 무역보험의 존재와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용절차나 보험약관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보다 손쉽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입자 신용조사 등 복잡한 보험가입 절차를 간소화시키고 단 한 번의 가입신청으로 1년 동안의 수출거래를 모두 보장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플러스보험' 상품을 운용 중이다.
또한, '중소기업플러스 단체보험' 이라는 업그레이드 버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기존 중소기업플러스보험은 각 중소기업이 직접 개별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단체보험은 지방자치단체, 협회 등이 대표로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단체에 소속된 중소기업들이 일괄적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무역보험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중소기업에게 무역보험의 문턱을 낮춰주고 수출상대방의 신용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준 것이다.
단체보험의 출시는 무역보험에 가입하는 중소기업 숫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중소기업들이 단체보험을 통해 무역보험에 대해 점차 익숙해진다면 기업 스스로 다양한 무역보험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사과가 어떤 이에겐 만유인력의 영감을 주었고, 누군가에겐 명화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 것처럼, 쓰임새의 작은 차이에 따라 그 물건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아직은 무역보험을 별도의 비용 정도로만 생각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 기업은 무역보험의 가치를 일찍 깨닫고 이를 발판삼아 미지의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매출을 몇 배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더 많은 중소 수출기업들이 시장개척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금 미결제 위험에 대해 무역보험이라는 믿음직한 내비게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안심하고 수출영토를 확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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