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 "철강석 가격상승분
후판가격에 반영해달라" 요구
한·일 철강사 잇단 인상 예고
일감절벽 이어 악재의 연속
"허리띠 졸라매 흑자중인데…
후판값 오르면 수익성 타격"
후판가격에 반영해달라" 요구
한·일 철강사 잇단 인상 예고
일감절벽 이어 악재의 연속
"허리띠 졸라매 흑자중인데…
후판값 오르면 수익성 타격"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조선업계가 수주부진으로 '일감 절벽'에 직면한 가운데 후판 가격이 또 하나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판은 6㎜ 이상 두꺼운 철판으로 주로 선박 건조에 사용한다. 철강사들이 최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후판 값에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조선사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체 뉴코어는 이달 후판 가격을 톤당 30달러 인상키로 했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철강사가 가격정책을 발표하면 즉시 변동 사항을 적용해 출하한다.
후판 값은 이달 들어 국내외 시장을 막론하고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도 이달부터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한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들도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주로 대형 조선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철강사들이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이 가시화하는 국면에서 후판 값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철광석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철광석 벤치마크(기준) 가격은 지난 22일 톤당 79.93달러를 기록하며 80달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두 달 전에 비해 49%나 오른 것이다. 올 연말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철광석 가격이 올랐지만, 조선사들이 자구안 마련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던 중이라 원가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후판 값을 올리지 않으면 원가보전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후판 값 인상 통보에 난감해 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일감 감소로 매출 하락이 예고된 상황에서 원재료비까지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산매각과 임금반납, 무급휴직 확대 등 각 조선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간신히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데, 철강사들이 후판 값 인상해달라는 것은 지나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임직원들이 임금 반납으로 마련한 자금을 결국 철강사 지갑을 채우는 데 쓰자는 것"이라며 "철강 업체들이 조선업계와 시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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