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개시후 지난달 첫 '순감'
"도매대가 협상 지지부진 속
이통3사 표적마케팅 사면초가"
"도매대가 협상 지지부진 속
이통3사 표적마케팅 사면초가"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반값 통신비로 대변되는 '알뜰폰'이 사면초가에 처했다. '통신비 인하' 이슈로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빼앗기 위해 '표적마케팅'을 시행하면서 가입자마저 '순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사업 개시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순감'했다. 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매달 취합하는 월별 번호이동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7월에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5만9256명이다. 하지만 알뜰폰에서 이동통신 3사로 번호를 변경한 가입자는 6만3113명에 달해 알뜰폰 가입자가 3857명 감소했다. 2012년 하반기 알뜰폰 사업이 처음 시작된 이래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이 같은 현상이 대기업인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가입자마저 빼앗으려고 '표적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선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알뜰폰 가입자의 순증가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더니 급기야 7월에는 가입자 '순감'이 일어났다"면서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 기조가 나오면서 일부 가입자들의 '대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알뜰폰업체 대표 역시 "일부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고가 요금제(3만~5만원대) 이용자들을 특정해 집중적으로 유치금(보조금)을 제공하는 현상이 수차례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형 이동통신사가 자본으로 고객을 빼앗아 가기 시작하면 영세하고 자본력이 부족한 알뜰폰 기업은 대형 이동통신사에 맞서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18일 알뜰폰 사업자와 간담회에서 알뜰폰 '표적마케팅'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시장에서 우월적 위치에 있는 대형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겨냥해 마케팅을 하는 것은 공정 경쟁에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가 대형 통신사와 경쟁 과정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장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방통위는 관련 대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못했다.
알뜰폰 사업자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도매대가' 협상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알뜰폰 업계는 출범 이후 누적 적자만 2700억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도 317억원 규모다. 도매대가를 낮춰주면 적자 폭을 줄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요금인하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도매대가는 매년 진행하는 '협상'에 따라 달라지다 보니 업체들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조차 없다.
현재 도매대가 협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 시작만 했을 뿐 구체적인 의견 개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도매대가 산정을 위해 당국과 협상을 시작하긴 했으나 어떤 방향을 잡거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아직 논의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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