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소송 카드' 내밀지만
'보편요금제 출시'가 더 심각
역풍우려해 최대한 심사숙고
"합산규제·5G 주파수 할당 등
섣부른 대립각땐 득보다 실"
'보편요금제 출시'가 더 심각
역풍우려해 최대한 심사숙고
"합산규제·5G 주파수 할당 등
섣부른 대립각땐 득보다 실"
■ 이슈분석, 정부 통신비 인하압박… 이통사 '사면초가'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부 방침이 이동통신 3사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철됐다. 특히 행정소송까지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이동통신 3사는 마지막 통신비 인하 퍼즐인 '월 2만원 보편요금제 출시'와 합산규제, 5G 주파수 할당 등 연이은 규제 이슈를 고려해 부쩍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소송을 강행해 정부와 맞설 경우 현 정권 내내 이어질 규제이슈에서 시종일관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후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에 행정처분 공문을 보냈다. 오는 9월 15일부터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종전 20%에서 5%포인트 상향 조정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약정요금 할인율을 높인 것이 주 내용이다.
상향 할인 비율 적용 대상자는 신규가입자나 '재약정' 가입자로 우선 한정했다. .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들도 원칙적으로 25% 요금할인의 가입 대상에 해당되지만,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현재까지의 약정 계약을 해지하거나 약정기한 만료 이후 재약정을 해야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약정 기한 내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선 추가 할인을 받는 것이 위약금보다 이익이 큰 지 잘 따져서 재약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현행법상 기존 가입자에 대해 요금할인율을 상향하도록 통신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으며,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할인율 조정, 위약금 부담 경감 등의 조치는 통신사들의 자율에 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신 3사는 정부의 행정처분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긴급회의에 돌입한 상태다. 행정소송이나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는 상황이지만 막상 규제 당국과 '정면대결'을 펼쳤을 때 맞이할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처분신청의 경우 처분 2주 이내에 신청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최대한 시청 마감기한인 이달 말까지는 내부적으로 심사숙고하며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보편요금제 출시도 밀어붙이나=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내건 정책은 총 세 가지다. 취약계층 요금감면,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 보편요금제 출시다. 취약계층 요금감면 폭 확대는 지난 17일 시행 방침을 밝혔다. 연말까지 취약계층에 대해 최대 월 1만1000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것이 주 내용이다.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도 논란 끝에 과기정통부가 18일 행정처분을 내리면서 일단 9월 15일 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지막 남은 것은 월 2만원짜리 보편요금제 출시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통신서비스 경쟁의 혜택은 고가 요금제에 집중(고가로 갈수록 지불액 대비 제공량 급증)되고 서민층 등 저가 요금제 이용자는 시장경쟁의 초점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돼 이용량의 증가가 통신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정기획자문위는 부가세 포함 월 2만원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제공, 데이터 이월하기 등의 내용을 갖춘 보편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도 법을 개정해 지배적사업자(이동통신의 경우 SK텔레콤)의 보편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 3사는 이 부분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 3만~4만원대 요금제 수준의 서비스를 월 2만원에 내놓으라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사실상 무한 요금제 이용자를 제외한 대다수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보편요금제로 쏠릴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통신사 수익 타격은 선택약정할인 상향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합산규제·5G 주파수 할당 첩첩산중=하지만 이 같은 통신사들의 반발은 선택약정할인율 논란 때보다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처분에서도 이동통신 3사의 '소송' 카드가 먹혀들지 않았고, 주파수 할당대가 감면 등 별도의 협상조차 하지 않은 채 할인율 상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업자를 '달래기'보다 강하게 '밀어붙이기' 전략을 펼쳐 사실상 성공한 만큼 추후 정책에서도 강경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때문에 이동통신 3사는 '보편요금제만큼은 죽어도 안된다'는 반발 전략을 또다시 펼치기 애매해졌다.
특히 연말부터는 방송 미디어 플랫폼 등에 관한 '합산규제' 이슈가 기다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5G 주파수 할당과 같은 굵직한 규제 이슈가 기다리고 있어 섣부르게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선택약정할인 상향과 관련해 소송을 거론하던 통신 3사는 정작 행정처분을 받은 이후에 "소송을 실제로 제기할 것인지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추진에서 과기정통부가 사실상 '승기'를 잡았기에 이후 규제 정책에서도 통신사들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 '밀어붙이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부 방침이 이동통신 3사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철됐다. 특히 행정소송까지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이동통신 3사는 마지막 통신비 인하 퍼즐인 '월 2만원 보편요금제 출시'와 합산규제, 5G 주파수 할당 등 연이은 규제 이슈를 고려해 부쩍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소송을 강행해 정부와 맞설 경우 현 정권 내내 이어질 규제이슈에서 시종일관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후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에 행정처분 공문을 보냈다. 오는 9월 15일부터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종전 20%에서 5%포인트 상향 조정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약정요금 할인율을 높인 것이 주 내용이다.
상향 할인 비율 적용 대상자는 신규가입자나 '재약정' 가입자로 우선 한정했다. .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들도 원칙적으로 25% 요금할인의 가입 대상에 해당되지만,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현재까지의 약정 계약을 해지하거나 약정기한 만료 이후 재약정을 해야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약정 기한 내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선 추가 할인을 받는 것이 위약금보다 이익이 큰 지 잘 따져서 재약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현행법상 기존 가입자에 대해 요금할인율을 상향하도록 통신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으며,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할인율 조정, 위약금 부담 경감 등의 조치는 통신사들의 자율에 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신 3사는 정부의 행정처분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긴급회의에 돌입한 상태다. 행정소송이나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는 상황이지만 막상 규제 당국과 '정면대결'을 펼쳤을 때 맞이할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처분신청의 경우 처분 2주 이내에 신청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최대한 시청 마감기한인 이달 말까지는 내부적으로 심사숙고하며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보편요금제 출시도 밀어붙이나=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내건 정책은 총 세 가지다. 취약계층 요금감면,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 보편요금제 출시다. 취약계층 요금감면 폭 확대는 지난 17일 시행 방침을 밝혔다. 연말까지 취약계층에 대해 최대 월 1만1000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것이 주 내용이다.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도 논란 끝에 과기정통부가 18일 행정처분을 내리면서 일단 9월 15일 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지막 남은 것은 월 2만원짜리 보편요금제 출시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통신서비스 경쟁의 혜택은 고가 요금제에 집중(고가로 갈수록 지불액 대비 제공량 급증)되고 서민층 등 저가 요금제 이용자는 시장경쟁의 초점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돼 이용량의 증가가 통신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정기획자문위는 부가세 포함 월 2만원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제공, 데이터 이월하기 등의 내용을 갖춘 보편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도 법을 개정해 지배적사업자(이동통신의 경우 SK텔레콤)의 보편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 3사는 이 부분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 3만~4만원대 요금제 수준의 서비스를 월 2만원에 내놓으라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사실상 무한 요금제 이용자를 제외한 대다수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보편요금제로 쏠릴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통신사 수익 타격은 선택약정할인 상향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합산규제·5G 주파수 할당 첩첩산중=하지만 이 같은 통신사들의 반발은 선택약정할인율 논란 때보다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처분에서도 이동통신 3사의 '소송' 카드가 먹혀들지 않았고, 주파수 할당대가 감면 등 별도의 협상조차 하지 않은 채 할인율 상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업자를 '달래기'보다 강하게 '밀어붙이기' 전략을 펼쳐 사실상 성공한 만큼 추후 정책에서도 강경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때문에 이동통신 3사는 '보편요금제만큼은 죽어도 안된다'는 반발 전략을 또다시 펼치기 애매해졌다.
특히 연말부터는 방송 미디어 플랫폼 등에 관한 '합산규제' 이슈가 기다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5G 주파수 할당과 같은 굵직한 규제 이슈가 기다리고 있어 섣부르게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선택약정할인 상향과 관련해 소송을 거론하던 통신 3사는 정작 행정처분을 받은 이후에 "소송을 실제로 제기할 것인지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추진에서 과기정통부가 사실상 '승기'를 잡았기에 이후 규제 정책에서도 통신사들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 '밀어붙이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