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1위 셀트리온 코스피행 추진
지난달 카카오에 이어 이탈 러시
기술주 중심 정체성 심각한 훼손
벤처·중기 자본조달 위축 불가피
거래소, 코스닥 잔류 전방위 노력
지난달 카카오에 이어 이탈 러시
기술주 중심 정체성 심각한 훼손
벤처·중기 자본조달 위축 불가피
거래소, 코스닥 잔류 전방위 노력
셀트리온은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스피 이전과 관련한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상법상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총 신청이 가능한 지분율 3% 이상의 동의서를 모아 회사측에 전달했다. 셀트리온은 주총 개최 요건이 확충된 만큼 임시주총 소집 결의에 대한 이사회 승인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66%를 넘는 상황이다. 소액주주들이 결집해 코스피 이전을 결정하면, 코스피 이전이 확정된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주총 참여가 불가능한 주주들의 의결권을 운영위 또는 지인에게 위임하는 등 코스피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대표기업의 잇따른 이탈로, 코스닥시장은 큰 충격에 빠지고 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정체성이 크게 훼손되고, 남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시장 수급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시장은 당초 미국의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투자유치가 어려운 기술주 중심의 벤처·중소기업들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특히 2000년대 전후로 IT·벤처 산업 붐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네이버,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이른바 코스닥 대장주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정체성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카카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LG유플러스, 네이버, 신세계푸드, 하나투어, 동서 등 코스닥 대표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했다. 앞으로도 코스닥 대표기업의 연쇄 이탈이 계속된다면, 코스닥은 '2부 리그'라는 오명을 벗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벤처·중기 활성화에 역점을 두면서 코스닥 시장에 방점을 맞추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탈 업체가 늘면서 추진력을 잃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 올해 코스피 지수는 16.6% 이상 급등했지만, 상대적으로 중기 벤처 비중이 큰 코스닥지수는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장주가 빠져나가는 것은 코스닥시장 정체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아직은 소액주주들의 요청으로 임시주총 개최만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셀트리온의 코스닥 잔류를 위해 전방위 노력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 내부에서도 셀트리온까지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향후 유망 기업의 코스닥행을 기대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 코스닥본부 고위 관계자는 "셀트리온 측에서는 코스피 이전보다 코스닥 대장주로 남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며 "사측과 함께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것을 경청하고, 수용가능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