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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령화 쇼크, 눈덩이 `재정 수요` 대비해야

 

입력: 2017-08-10 18:00
[2017년 08월 11일자 19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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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재원 문제'가 뜨거운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연일 획기적인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9일 '건강보험 보장강화 대책'에 이어 10일에는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건강보험 보장강화 대책으로 지금까지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던 3800여개 항목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보험급여 대상으로 바뀐다. 기초생활보장 대책에 따라 내년 10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중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도 폐지된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비수급 빈곤층을 새로 보호하게 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현재 163만명에서 252만명으로 5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의료비 부담과 복지 사각지대를 크게 줄이겠다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책들이지만, 재원 조달이 가능해야 그 취지도 살릴 수 있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로 복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몇 달 전만 해도 노인 인구와 의료비 증가로 건보재정이 머지않아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의료계 일각도 "정부가 모든 비급여를 단기간 전면적으로 급여화할 경우 건강보험재정은 금방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더구나 각종 복지 확대 정책을 한꺼번에 시행하면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재정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세수 호황이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 세금이 지난해보다 12조원 이상 더 걷혔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기업 이익이 하락하면 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함에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 부진도 완화되고 있으나, 광공업생산이 조정을 받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구 구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세입 규모는 감소하고 재정지출 수요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초 고령사회 진입은 2022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이미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고령사회 기준인 14%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올해는 생산가능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쇼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송호신 이화여대 경제학과 부교수와 허준영 한국외대 경제학부 조교수는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와 재정' 보고서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나라 재정지출을 연평균 3조원 가까이 추가하는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복지정책은 일단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5∼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정교한 재원 조달 대책을 수립하고, 엄격한 재정건전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건강보험 보장 수준 등이 높아지면 혜택을 보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줄겠지만 국민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복지 정책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정된 재원의 최적배분이다. 국가 경제 현실에 맞춰 복지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노동력 감소가 가시화할 경우,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복지 재원을 창출하는 원천인 성장 잠재력 확충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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