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조조정·환경규제 강화
국내 제품값 반등 '반사 이익'
"시장 안정되면 재조정 받을수도"
국내 제품값 반등 '반사 이익'
"시장 안정되면 재조정 받을수도"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발 호재로 순항하고 있다. 국내 철강제품 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철강 가격이 최근 구조조정과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반등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열연과 후판 유통가격이 각각 4.1%, 4.2% 각각 상승했다. 열연은 철광석을 녹여 만든 철판으로, 중국 내 유통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13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와 건설용으로 쓰인다. 주요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주식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중국 보무강철의 주가는 지난 4일과 7일 2거래일 동안 11% 상승했고, 수도강철과 허베이강철의 주가도 각각 5.1%, 2% 올랐다.
수 년 간 공급과잉으로 중국은 물론 세계 철강업 발목을 잡았던 중국 철강업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환경규제 등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 상반기 '띠티아오강'이라 불리는 불량 철강재 퇴출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5월까지 올해 연간 철강 생산능력 감축 목표인 5000만톤의 약 85%를 이행한 상태다. 철강업계는 중국 정부의 띠티아오강 퇴출 의지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목표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봤다.
강화한 환경규제 역시 철강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수도권인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방지책을 내놓고 전기와 시멘트, 철강 등의 업종에 대한 생산 통제에 나선다고 밝혔다. 철강재는 성수기를 피해 생산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정하는 한편 당산과 한단 등 중국 내 철강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선 겨울철 난방 기간 동안 생산능력을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겨울철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베이징과 주변, 철강 설비의 약 30%가 있는 허베이성에서 적극적 대기오염 개선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질 개선을 위한 강력한 관리 감독이 시행될 경우 철강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시장 상황 변화는 국내 철강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 전망은 그리 밝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중국 철강재 가격은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조절에 따라 오른 것이어서, 시장이 균형점을 찾으면 다시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현재 환경규제와 노후설비 폐쇄 등으로 시장을 정상화하고 있으며, 이런 점들이 국내 철강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이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국내 기업도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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