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메리메이드 코리아 대표
![[발언대] 청소 창업과 프랜차이즈](http://contents.dt.co.kr/images/201708/2017080202102269607001[1].jpg "[발언대] 청소 창업과 프랜차이즈")
우리나라가 프랜차이즈 공화국이자 무덤이 된지는 오래다. 최근 언론 발표에 의하면, 올 상반기에만 771개의 새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쏟아져 나왔고, 그사이 없어진 브랜드 또한 598개라 한다. 하루 평균 4개 프랜차이즈업체가 창업하고, 3곳은 폐업을 한 셈이다. 조금만 잘되면 유사 매장이 쏟아져나오다 보니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현재 52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집청소 프랜차이즈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무점포, 소자본 창업 등에 현혹돼 쉽게 시작하지만 개점 휴업 상태가 속출하고 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이 청소 사업이고, 고객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경쟁 또한 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메리메이드 창업주인 달렌 피터슨의 자서전을 번역해 출간했다. 맨손으로 창업해 세계 최대 집청소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될 때까지의 고비와 과정들이 진솔하게 녹아있는 책이다. 그가 창업할 당시 1980년대 미국과 2000년대 우리의 상황은 놀랄 만큼 닮아있다. 그만큼 그의 책은 요즘의 우리나라 청소 시장에 너무나 중요한 메시지들을 던져주고 있다.
그 역시, 청소 창업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경험이 없었고, 당시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블루오션이었기 때문이다.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한 맞벌이 부부가 그에게 "청소 회사를 창업하는데 왜 로열티를 내고 가맹점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이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물론 혼자서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겪은 실수를 반복할 필요가 있겠는가?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시스템상 오류와 결점을 제거했다. 내가 한 고생을 다른 사람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사랑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은퇴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거나 구조 조정 등으로 무한경쟁상황에 놓이게 된 퇴직자들이다. 당연히 이들은 사업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눈을 돌리게 된다.
2001년부터 메리메이드의 국내 독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온 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시의 선택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 집청소시장 불모지를 개척하면서 고비도 많았지만 한번도 미국 본사의 압력이나 위압적인 행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들의 노력이 무엇에서 부족했는지,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온다. 그래서인지 이들에게 내는 로열티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메리메이드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청소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메리메이드는 청소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기술적 지원을 해준다. 사업 공동체 이전에 운명 공동체라는 의식이 있기에, 40년 넘게 미국 최대의 집청소 장수 브랜드가 됐고, 전세계 10개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메리메이드 서비스의 전국 프랜차이즈를 몇 년째 고민 중이다. 가맹문의가 적지 않게 들어오기도 하지만, 날로 치열해 지는 경쟁의 파고를 함께 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리메이드에서 배우는 가장 큰 교훈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