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청년 일자리, 발상을 바꿔보자

양정석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 미디어통 부문 대표

  •  
  • 입력: 2017-07-31 18:00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DT광장] 청년 일자리, 발상을 바꿔보자
양정석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 미디어통 부문 대표

'아제보영'이라는 말이 있다. 방송부문 취업 준비생에게는 매우 익숙한 용어이자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와 마찬가지로 줄임말이다. '아제보영'을 풀어쓰면 방송의 대표 직종인 '아나운서·제작·보도·영상'이다.

방송국 입성을 꿈꾸는 이들은 각 직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자신의 적성 등을 따져보고 취업 준비에 매진한다. 하지만 방송 산업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방대한 규모의 네트워크와 협업 등으로 얽혀 있다.

어디 방송 산업뿐이겠는가. 각 분야의 복잡성, 촘촘한 네트워크 등으로 일자리 전체에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이제 막 전문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위험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에 나섰지만 관련 지표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이 3.8%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그 사이 15∼29세 청년 실업자는 1년 전보다 8000명 증가했고, 청년 실업률은 10.5%로 뛰어올랐다.

아이러니한 건 이처럼 청년 실업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구인난 속의 구직난'인 것이다. 미디어 전문 취업포털 CEO로서 수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일자리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 수요·공급 통계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통계에 사용되는 일자리는 보통 △표준직업분류체계(KSCO) △고용직업분류(KEDO)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에 따라 분류된다. 그런데 이는 현실적인 일자리 수요·공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실제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직업은 크게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서비스 종사자 △판매 종사자 등 9개 분야로 나뉜다. 대다수 취준생이 선호하는 공기업 및 대기업 사무직이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은 대부분 관리자 또는 전문가 카테고리에 속한다.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 세부 직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크리에이터 전문 에이전시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가 펴낸 자료(색 밝히는 사람들)에 의하면 방송의 경우 최소 53개의 핵심 업무가 포진하고 있다. 어느 하나도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업무들이다. '아제보영'의 한 부분인 보도만 하더라도 △취재기자 △촬영기자 △편집기자 △뉴스PD △기상캐스터 △기상센터 AD △국제뉴스 PD △외신 번역 작가 △스포츠 아나운서 등이 촘촘하게 연결돼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또 영상의 변두리 부서로 인식될 수 있는 기술파트 역시 굵직한 것만 간추려도 △기술감독 △송출감독 △자막문자발생 △OAP팀 디자이너 △특수영상감독 △타이틀 디자이너 △인버터 요원 등이 필요하다. 방송이라는 거대한 숲을 보면서 동시에 직무·직제라는 나무를 보면 분명 더 많은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얼마 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도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프트웨어(SW) 업무를 재정의한 결과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소셜 미디어 관리자 △미디어콘텐츠 창작자 △웹콘텐츠 디자이너 등 3개 직종, 5개 직무를 발견했다고 한다.

바라보는 각도만 조금 달리했을 뿐인데 새로운 일자리가 포착된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는 '청년'에게 원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비전을 젊은 구직자에게 전달하지 못한 정보의 부재와 단절의 탓이 더 크다. 일자리 정보의 부재와 단절의 책임은 바로 기성세대에게 있다. 일자리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높이 넓게 둬야 할 시점이다. 청년이 활기차게 일터로 향할 때 가정이 사회가 나라가 행복할 수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