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시론] `전기차 혁명`, 한국이 풀어야할 숙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2502102351607001[1].jpg "[시론] `전기차 혁명`, 한국이 풀어야할 숙제")
독일에서는 주요도시인 슈투트가르트, 뮌헨, 함부르크 등이 오래된 경유자동차의 시내 진입을 막겠다고 하여 자동차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벤츠와 보쉬의 고장인 슈투트가르트와 BMW의 고장인 뮌헨에서 이런 안이 발의된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다.
중국 그룹(Zhejiang Geely Holding Group)이 소유한 볼보도 2019년부터 모든 차량에 전기모터를 장착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같이 전기자동차에 특화된 회사가 아닌 완성차업체가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한 것은 처음인데 물론 당분간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같이 내연기관을 장착한 차량을 생산하고 판매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내연기관 개발을 멈추고 순수 전기자동차 생산회사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loomberg New Energy Finance) 조사에 의하면 대형 석유업체들도 전기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을 과거보다 높게 예측하고 있다. 엑슨모빌(Exxon Mobil)은 2040년에 전기자동차가 1억대 정도 운행될 것으로 예측했다(OPEC은 6600만 대). 자동차회사들도 2030년까지는 년 8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하니 전기자동차 1억대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런 변화가 이뤄지려면 전기자동차가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각국 정부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해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가량의 지원을 하기 때문에 팔리고 있는데 2020년경부터 이 지원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상당히 낮아져야 한다. 맥킨지에 의하면 2014년 kWh당 540달러 하던 가격이 2020년에는 100달러 정도로 떨어진다고 하니 소형승용차에 30kWh 배터리를 장착하는 경우 3000달러 정도이므로 어느 정도는 경제성을 갖출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반면에 내연기관자동차의 경우 실제 도로에서도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규제할 예정이므로 고가의 배기후처리장치를 설치해야 해서 가격이 오히려 올라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투자회사인 UBS는 2018년에, 또 블룸버그(BNEF)는 2025년에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자동차의 가격이 거의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했고 네덜란드 금융투자업체인 ING는 2035년에 유럽시장을 전기자동차가 모두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생각한다.
독일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VW 계열사인 포르쉐도 앞으로 디젤엔진을 계속 개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시점에서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 생각해 본다.
필자의 생각에 전기차가 이렇게 빨리 보급되는 데는 중국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중국정부는 내연기관과 변속기에서는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이 뒤져있고 이를 따라잡기는 상당히 어려우므로 새로운 분야인 전기자동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보급을 지원했다. 미국의 컨설팅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전기차 모델의 약 반이 중국산이며(103종 중 49종) 2021년에는 중국산 리튬이온배터리가 세계시장의 약 3분지 2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이 같은 중국의 바람대로 세계자동차 시장이 따라 줄지는 의문이다. 먼저 배터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때 배터리 주요소재의 가격이 폭등할 수가 있다. 이미 코발트의 가격이 년 초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는 보고가 있고($30/lb) 리튬도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또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미 주행거리를 400km로 늘린 승용차들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 과거에 비해 주행거리가 배가 된다는 것은 배터리도 거의 비례해서 커진다는 의미이므로 그 가격상승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외에도 충전 인프라의 확충에 드는 비용과 충전시간의 문제 더 나아가서 전기자동차 충전을 위해 발전소를 더 지어야하는 문제까지 앞으로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할 것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컨설팅 업체들의 예측은 매우 다양하고 어느 예측을 믿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각 나라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정책과 세계 자동차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적절히 대응책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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