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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수 칼럼] `경제성장판` 닫게 만드는 정책들

예진수 선임기자 

입력: 2017-07-23 18:00
[2017년 07월 24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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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수 칼럼] `경제성장판` 닫게 만드는 정책들
예진수 선임기자
아이의 키가 잘 크게 하려면 달리기, 축구, 줄넘기 등으로 성장판을 상하로 자극해 주변 인대를 늘려주는 것이 좋다. 경제에도 공짜가 없다. 기업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판은 서서히 닫혀버린다. 기업 혁신의 유인을 제공하려면 말보다 전략이 앞서야 한다. 정부는 25일 발표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기업 활력 제고와 구조조정이라는 두 개의 과녁을 맞출 수 있는 묘안을 내놔야 한다.

그런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 6월초 발표한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3개국 중 29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1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규제로 인한 경영활동 저해 정도도 최하위권인 57위였고 기업 생산성도 35위에 그쳤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부터 24년째 규제 완화를 외쳐왔지만 기업들의 규제 체감도는 한겨울 수준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잠재성장률의 추락이다. 성장판이 닫혀가면 미래 세대는 고용 절벽에 분노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였으나 2016∼2020년 2.8∼2.9%대로 추정됐다. 이것이 지난 15년간 한국 경제의 대차대조표이면서 솔직한 자화상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건장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해당하는 15년간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고 정부는 변덕스러운 정책과 규제로 기업들의 뒷다리를 잡았다. 국민소득이 11년째 2만달러대에서 맴돌고 있는 이유다.

개혁이 목표와 선한 의도에만 방점을 찍을 뿐 결과의 피드백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대비 없이 이뤄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활력을 빛낼 수 있는 중소기업 분야와 '스몰 비지니스'가 위축될까 걱정이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경제 공정성 확립 등의 정책에 기대를 걸던 중소기업인들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1060원)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되자 충격에 휩싸였다.

여권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주진형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부실장까지 우려를 나타냈다. 주 전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가 이것을 주창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그저 문재인 대통령 선거 공약에 있었다는 말만 나돈다. 아무도 '이것은 내가 적극 밀은 정책이다, 이것이 잘되면 내 공이고 잘못되면 내 탓이다'라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증세론도 단기적 시야에서 벗어나야 하며 기업의 해외 이탈 우려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법인세 인상의 칼을 빼든 정치권은 '초(超)대기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 19일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재원 178조원은 자연세수 증가를 통해 마련이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집권여당 대표의 증세 발언으로 인해 단 하루 만에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세금이 낮은 해외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 2006∼2015년 사이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고용한 근로자는 약 109만 명인데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고용한 근로자는 겨우 7만 2000명에 불과했다. 10년 새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 성장판이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 정부는 증세라는 덧셈을 하기 전에 비효율적인 공공 부문에 대한 축소와 수술이라는 뺄셈부터 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돛(帆)이고 국민의 바람(風)이고, 국가는 배(船)이며 시대는 바다(海)'라고 독일의 문화 평론가가 말했다. 돛이 바람을 타지 못하면 배는 바다를 표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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