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시론] 4차 산업혁명, 3D프린팅 주도권 잡아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2102102351607001[1].jpg "[시론] 4차 산업혁명, 3D프린팅 주도권 잡아야")
3D 프린터 관련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활용 분야가 무한정 넓어지면서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지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4월 스웨덴에서는 3D 바이오 프린터로 줄기세포를 찍어 완전한 연골조직을 제작했고, 러시아에서는 건설용 3D 프린터로 24시간만에 38㎡ 규모의 단독주택을 완성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그동안 3D 프린터는 주로 시제품 제작에 활용돼 왔다. 복잡한 시제품 제작 과정을 3D 프린터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활용품에서부터 기계, 건축, 우주항공, 의료와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3D 프린팅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정부는 3D 프린팅 기술을 저임금 국가에 집중된 제조업 패권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핵심산업으로 간주하고 2012년도부터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민관공동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3D 프린팅의 선도기업인 스트라타시스 및 3D시스템즈 등 민간 기업들 또한 다양한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외에 유럽, 중국 등도 3D 프린팅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정부 차원의 R&D와 산업 클러스터 형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14년부터 국내시장 확대,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주요국들의 3D 프린팅 관련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 확보 경쟁 속에서 그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나마 의료분야인 인공두개골이나 인공관절 등 정형외과 임플란트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상용화 진행 단계를 보이고 있지만 생체세포를 이용해 인공장기를 프린팅하는 바이오 3D 프린팅 산업은 아직 시제품 개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아직 이렇다 할 퍼스트 무버가 없는 바이오 3D프린팅 산업의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의 관심과 R&D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7년도 3D프린팅 산업 진흥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 및 R&D 확대, 세제 지원 등 구체화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3D 프린팅 저변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부 정책을 전환해 3D 프린팅 글로벌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전자, 항공, 자동차 등 전통 산업에 재도약 기회를 제공하고, 제조업과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할 것이다. 글로벌 3D 프린팅 기술경쟁의 핵심은 소재개발이다. 프린팅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방식과 고객의 니즈에 맞는 고부가가치형 소재의 동시개발이 필수적이다. 3D 프린팅 분야는 개인들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만한 영역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 및 개인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3D 프린팅산업은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미래 가치와도 맞아 떨어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전국의 과학관이나 테크노파크 등 공공시설에 3D 프린팅을 체험할 수 있는 무한상상실을 운영중에 있다. 민간에서도 팹랩(FAB Lab) 형태의 실험실이 늘어나고 있다. 3D 프린터를 비롯한 다양한 제작 장비를 보유한 팹랩에서는 개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장비사용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유롭게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화가 되는 공간이다. 암스테르담에서 공개된 새로운 '렘브란트'화풍의 그림은 화가 렘브란트 반 레인이 아닌 AI와 3D 프린터가 창작해 냈다고 한다. 3D 프린터로 만든 AI 전기차도 구상중이다. 설계는 AI 컴퓨터로 하고, 제작은 3D 프린터가 한다.
3D 프린팅 기술은 이제 빅데이터, 로봇공학, AI와 함께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3D 프린터와 AI 기술 등을 접목시키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회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른다. 3D 프린터 보급확산에 따라 제품 디자인 관련 특허 및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주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나 철저한 특허 및 저작권 분석을 통해 글로벌 분쟁 대응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정부, 기업, 학계 등 관련 생태계 조직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3D 프린팅산업 발전 및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른 창업 및 고용 창출의 기회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8월부터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가동한다. 신기술 선점을 통한 글로벌 시장 선도와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공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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