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4차 산업혁명' 핵심역할 기대
연 19조 달하는 R&D예산 조정·심의·평가
기재부 눈치없이 예산 편성토록 권한 강화
연구전문기관·출연연 재정비 등 과제 시급
초대 과기혁신본부장 인선에도 '관심' 쏠려
연 19조 달하는 R&D예산 조정·심의·평가
기재부 눈치없이 예산 편성토록 권한 강화
연구전문기관·출연연 재정비 등 과제 시급
초대 과기혁신본부장 인선에도 '관심' 쏠려
■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부처 이름에 '과학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기술혁신본부' 설치로 국가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 구축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일 국회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 설치를 규정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 분야 차관을 2명 거느린 첫 과기부처가 됐다.
혁신본부는 앞으로 설치될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더불어 과기정통부의 국정과제인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핵심 축 역할을 하게 된다.
혁신본부는 연간 19조원에 달하는 국가 R&D 예산을 조정·심의·평가한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가 안 나온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가 R&D를 제대로 혁신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부처별, 사업별로 난립한 연구관리 전문기관 재정비와 최근 사기가 크게 떨어진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임무 재정립,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선, 연구개발 목적기관 지정 등이 시급한 과제다. R&D 성과를 신산업 창출과 창업 등으로 연결하기 위한 타 부처와의 긴밀한 공조도 요구된다.
정부는 혁신본부가 기획재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R&D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강화한다. 혁신본부가 일관성과 독립성을 갖고 과학기술 R&D의 특수성에 맞는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혁신본부는 부처별 R&D 지출한도를 기재부와 함께 설정하고,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신규 R&D 사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도 가져온다.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운영비와 인건비 조정 권한도 가진다.
이 같은 혁신본부의 기능이 갖춰지려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발의된 국가재정법·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최근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해 기재부가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 관련 합의 사항에 관련 법안을 조속히 심사하겠다고 명시해 법안 처리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초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장관들이 배석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 과학기술 정책 자문·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상정한 안건에 대한 예비검토 등 실무 지원을 수행한다.
혁신본부가 범부처 차원의 임무를 담당하는 만큼 과기정통부 외부의 인사가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산권을 가져오면서 기재부 인사가 임명될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이 경우 혁신본부가 '무늬만 예산 독립성'을 갖췄다는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 과학기술계는 혁신본부가 국가 과학기술 정책 전반을 다뤄야 하는 만큼, R&D 혁신생태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식견을 갖춘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창조경제기획국의 중소벤처기업부 이전과 직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등의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혁신본부 설치로 차관급 자리가 생겼지만, 창조경제조정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 비서관 등 1급 자리가 사라져 고위 공무원단에 대한 인사도 관심사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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