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주 골드브릭스 에프엠에스 대표
![[발언대] 한국 IFM, 잃어버린 30년](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2002102269816001[1].jpg "[발언대] 한국 IFM, 잃어버린 30년")
세계 시장에서 이제 IFM(통합시설관리) 서비스는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아파트 관리실 같은 당연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상업용 시설부동산관리 서비스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수 십 년에 걸친 그 주요한 사업 지식과 기술은 우리가 "다 한다"라는 개념과는 분명 상당한 거리가 있다. 통합시설관리 서비스란 전기·기계·공조 등 엔지니어링 유지관리 서비스, 요금 정보 관리(Account Management), 구내식당 서비스, 폐기물관리·소방관리·조경·인테리어·프로젝트 등 모든 시설 업무환경관리를 포함한 위임 형태의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IFM이 무엇인지 혹은 쉽게 이해할 수 없고 배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푸념이 곧바로 이어지는 것 역시 현실이다. 아직 한국 시장이 세계 IFM에서 너무나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IFM은 주로 가격책정 단계에서 GMP라는 보장 예산을 토대로 PA(Principal Agent) 모델을 기본으로 한다. 보통 5년 기간 동안 예산을 보장하고 매년 합의된 목표만큼 비용절감을 한다는 계약을 전제로 실행되는 것이다. 목표보다 더 큰 비용이 절감됐을 때 그 수익의 분배도 일반적이다. 이때 IFM사에게 보장된 고정예산 내에서 목표달성을 위한 서비스 조달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PA 모델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국내 시설관리 서비스의 경우 1년 혹은 2년 이하 '용역' 형태의 계약을 주로하고 있다. 1년이라는 계약기간은 서비스 제공사가 대개 의도적으로 매년 바뀜에 따라 동일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소속회사 변경만 반복될 뿐, 거듭되는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승계가 발생하고 있다. 또 용역이라는 것이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1년마다 서비스회사를 바꾸는 목적이 역시 고객사의 맹목적인 비용절감 욕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한다면 인건비 중심의 계약조건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임금의 지속적인 저하를 필요로 하고 고용 불안정을 야기 할 수밖에 없고 IFM 모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나 개선과 투자까지 양쪽 모두에게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한국의 경우 에너지절감, 환경과 보건안전(EHS) 등 IFM의 순기능은 아예 상상할 수 없는 먼 나라의 동화 같은 얘기로 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년이라는 단기로 고정되고 반복되는 계약구조는 서비스 개선과 진화를 위한 여타의 기술도입 여력이나 근로자에 대한 장기적인 전문성 강화 투자, 선진화된 비용절감에 대한 연구 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당장에 뒤처져 있는 IFM 산업에 대한 이해와 그 적용에 우리가 30여년이나 뒤처져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이제라도 그 변화의 시작점은 떠나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그 첫걸음은 인건비를 기초로 한 1년 단기계약의 형태를 다년계약으로 바꾸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거창하게 IFM이 무엇이다는 얘기를 논하기 전에 이제는 서비스조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상업용 공간에 대한 관리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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