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피플&칼럼

[사설] `낙수 + 분수` 새 경제공식 제대로 세워라

 

입력: 2017-07-17 18:00
[2017년 07월 18일자 23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고소득층과 기득권층의 소득증대를 통해 민간 소비와 투자를 늘려 경기 선순환을 유도하는 '낙수효과'가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정부가 반대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하는 '분수효과'에 초점을 둔 경제정책을 잇따라 표방하고 있다. 최저임금 상향 조정, 대기업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기업 규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최근 정부 정책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한국이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고속 성장을 해온 배경에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희망이 있어야 경제도 더 힘있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분수효과에 기대는 경제정책은 시기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낙수와 분수간의 적절한 중간점과 시너지를 찾는 것이 숙제다. 새 정부 경제팀이 이 복잡한 계산공식을 얼마나 잘 푸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그리는 곡선이 뒤바뀔 수 있다.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가설이 그대로 현실화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최대한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아직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특히 일단 경기가 좋아져서 자연스럽게 소득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정부가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인위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면 보다 정밀한 사전예측이 전제돼야 한다. 잘못 하면 분수효과를 위해 늘어난 국민 부담이 오히려 경제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에 대해 "정부가 기업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영원히 가지고 갈 수 없지만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마중물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시장원리에 안 맞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시장 질서를 개선함으로써 낙수·분수효과 투트랙을 선순환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정책은 시장질서 자체를 공정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묻어나듯 시장원리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분수효과를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낙수효과가 끊어진 원인을 찾아서 이어주고, 정밀한 시장 메커니즘이 돌아가게 하는 것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주체를 지원 대상과 규제 대상으로 이분화해서 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통산업 구도를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간의 경쟁구도로만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이미 우리 주변만 해도 개인이 하는 소위 '구멍가게'는 찾기 힘들고 중소기업 규모의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 대기업에 규제정책을 펴면 구멍가게나 전통시장이 되살아 나는지, 중소기업 규모 슈퍼마켓들은 최소한의 공정거래와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등을 정밀하게 살펴 정책을 펴야 한다. 적정한 규제틀을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경제시스템이 이어진다.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사이에 끼어 피해를 보는 계층이 없도록 전체 생태계를 최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밀한 제도를 만들지 못할 바에야 시장에 맡기는 게 낫다. 잘못 하다가는 시장골목 구석구석까지 정부가 다 줄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 지금 하는 시도는 '경제실험'이 아니라 우리 실물경제를 실질적으로 뒤바꾸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
연예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