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시장서 '나홀로 독주'… 훙하이 저가판매 전략 주효
"프리미엄화 역행… 브랜드 이미지 떨어질수도"
"대만산 LCD 장착 가능성" 일부 의혹 제기
훙하이-샤프 사업방식 달라 시너지한계 전망
"프리미엄화 역행… 브랜드 이미지 떨어질수도"
"대만산 LCD 장착 가능성" 일부 의혹 제기
훙하이-샤프 사업방식 달라 시너지한계 전망
![[알아봅시다] 몸값 확 낮춘 샤프 TV 명가 재건 가능할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1802101832005001[1].jpg "[알아봅시다] 몸값 확 낮춘 샤프 TV 명가 재건 가능할까")
![[알아봅시다] 몸값 확 낮춘 샤프 TV 명가 재건 가능할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1802101832005001[2].jpg "[알아봅시다] 몸값 확 낮춘 샤프 TV 명가 재건 가능할까")
지난해 2월 대만 전자부품업체 훙하이에 인수된 샤프가 중국 TV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습니다. 액정표시장치(LCD) TV 가격을 30% 이상 낮추며 현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 일본 소니, 파나소닉 등과 세계 TV 시장을 호령했던 샤프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 결과로 보입니다.
샤프의 이런 변신에 국내외 가전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일부 전문가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인해 저가판매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에서 중국 제조사로 변신한 샤프에는 지난 1년간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 것일까요?
샤프가 훙하이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현지 시장에서 급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중국 가전전문조사업체 중이캉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내 TV 판매량에서 샤프는 지난해 동기보다 35.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15.7% 증가한 필립스를 제외하면, 중국 국내외 기업들은 판매량이 모두 꺾였습니다. 토종 1·2위 기업인 창홍과 하이얼은 각각 11.6%, 14% 판매량이 감소했고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판매량이 각각 10.9%, 38.2% 뒷걸음질쳤습니다. 한때 샤프의 라이벌이었던 소니 역시 판매량이 15.6%나 감소하며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습니다.
샤프의 질주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JD닷컴이 지난 6월 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쇼핑 축제 '618절' 기간에 샤프의 TV와 스피커 등 이른바 '블랙가전' 매출은 4억3000만위안(한화 726억74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618절 판촉기간 총 매출액 500억위안의 8.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현지에서는 TV 판매량 증가가 샤프의 매출액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샤프가 중국 TV 시장에서 '나 홀로 독주'하고 있는 것은 훙하이의 저가판매 전략이 먹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샤프는 지난해 8월 훙하이에 인수돼 자회사로 편입된 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 주도로 중국 시장에서 TV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으로 샤프의 LCD TV 가격은 2016년 초 6000위안 이상에서 올해 5월 3800위안으로 1년 만에 37%나 떨어졌습니다. 이는 중국 시장 LCD TV 평균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60인치 TV는 가격 차이가 1500위안 수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중이캉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샤프는 지난해 11월부터 LCD TV 가격을 낮춰왔습니다. 지난해 현지 온라인 쇼핑 페스티벌인 '광군제'를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티몰 가전판촉에서 70인치 LCD TV를 7499위안에 팔았습니다. 사진을 첨부하는 후기를 쓰면 400위안을 환급해주는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은 7000억원 초반대입니다. 60인치 TV를 소니가 8779위안, 삼성전자가 7535위안에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금액입니다.
물론 샤프의 가격 인하 정책에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저가전략으로 판매량은 급증했으나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자칫 소비자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시장 평균가격을 훨씬 밑도는 가격으로 인해 대만산 LCD를 장착했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징둥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 '일본산 액정디스플레이 장착'을 강조한 광고문을 내걸어도 소비자들은 재차 징둥 콜센터에 확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자업계 관계자들도 "일본산 LCD 판매가 1만위안 이상(70인치)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산 LCD를 장착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에 대해 위안쉬에즈 훙하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모든 상품에 샤프 LCD를 장착한 것이 아니라, 훙하이 산하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췬촹의 상품을 장착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추세를 역행하는 샤프의 급성장세는 장기적으로 불리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소비재 시장 중 가전 시장의 경우 프리미엄화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정책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최근 징둥 구매 후기에서도 샤프의 액정TV에 대한 품질 관련 클레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화질과 액정디스플레이와 리모컨 품질 등에 집중돼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훙하이와 샤프의 사업 방식이 너무도 달라 양측이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훙하이의 저가전략은 장인 정신으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름 잡았던 샤프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도움말=김성애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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