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서비스를 내놓는 등 AI 시대 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계열사 지분을 상호 인수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사업 강화에 나선다. 회사는 이번 결정을 위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으며, 증자 이후 SKT와 SM엔터는 각각 SM C&C(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와 아이리버(SK텔레콤의 음향기기 계열사)의 2대 주주가 된다.
17일 SK텔레콤은 아이리버와 SM C&C(컬처앤콘텐츠)에 각각 250억원, 650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17일 공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계열사와 함께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아이리버, SM C&C 간 ICT와 콘텐츠의 결합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이리버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파생하는 사업 기회를 포착해 추진할 계획이다. 아이리버의 경우, 자사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 이어폰과 헤드셋 등에 엑소 로고를 새겨 특화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특히 작년 SK텔레콤이 출시해 이용자 확대 중인 AI 스피커 '누구'에 엑소, 동방신기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류 스타들의 목소리를 싣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자사 AI 서비스에서 한류 콘텐츠를 전략 무기로 활용할 전망이다. 작년 9월 출시한 '누구'로 14만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음악(멜론), 날씨 기능 외에 상품 주문(11번가), 프로야구 경기 결과 조회 등 선발주자로서 수차례의 업데이트로 20여개 콘텐츠를 AI 스피커에 적용 중이다. 올 하반기에 말 한마디로 추가할 예정인 오디오북 서비스에 SM엔터의 스타들이 총 출동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아이리버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SM MC와 합병하는 한편 SM LDC를 300억원에 인수해 100%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이를 통해 K팝 팬을 대상으로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SM MC는 SK텔레콤이 46%, SM엔터테인먼트가 54% 지분을 보유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다. SM LDC는 스타 관련 제품 판매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다. 아이리버와 SM MC의 합병 비율은 1대 1.6041745이며, 합병법인의 최종 지분율은 SK텔레콤이 46%,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이 20.6%가 된다.
SM C&C도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의 광고 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물적분할 후 SK C&C의 최종 지분율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이 32.8%, SK텔레콤이 23.4%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SK플래닛 광고 사업의 경쟁력을 자사의 콘텐츠와 결합해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대행사 덴츠(Dentsu)를 벤치마킹한 광고 사업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덴츠는 전통적인 광고사업에 벗어나 광고주에게 선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배급까지 참여하고 있다. SM C&C는 중국과 동남아 광고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향후에도 양사의 사업 인프라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는 ICT와 콘텐츠 분야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