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포럼] 4차 산업혁명, 공간정보로 `삶의 질` 높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1202102269607002[1].jpg "[포럼] 4차 산업혁명, 공간정보로 `삶의 질` 높이자")
#1.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229개 기초 자치단체 중 고령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 지역'은 86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노인복지시설은 지자체별로 편차가 심했으며, 공공성이 높은 시설로는 경로당을 뽑았다. 그렇다면 무작정 경로당만 추가로 건립하면 노인복지의 공공성을 높이는 정책적 대안이 될까? 현재 전국적으로 연령, 공공시설분포율, 성별, 주거환경, 교통수단, 도로망 등 다양한 공간정보로 분석한 결과 대도시지역은 경로당에 접근성이 높은 반면 농촌지역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나이가 들면 이동거리가 짧아지므로 경로당과 같은 어르신을 위한 복지시설을 추가로 건립하려면 운송수단의 지원, 안전한 접근로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정보의 예다.
#2.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손에 꼽는 저출산 국가가 됐다. 지난해 신생아가 40만 명을 겨우 넘긴 데 이어 올해는 36만 명도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육아대란'까지 겹쳐 그나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과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신도시지역에는 어린이집 쏠림 현상이 집중되는 반면 농촌지역에는 어린이집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집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룬 것은 영유아보호법에 의해 시·군·구 단위의 인구분석만 이뤄지고 읍·면·동 단위의 세부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구분석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지역맞춤형 영유아 복지를 실현하려면 어린이집 도달시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어린이집이 존재하더라도 이동거리가 멀면 어린이집 서비스의 수용능력이 없는 지역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저출산율을 낮출 수 있는 공간정보라 하겠다.
공간정보는 시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사건에 관련한 위치와 특성을 나타내는 정보다. 이처럼 공간정보는 때로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도 하고, 저출산율을 늦추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공간정보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과 융·복합되면서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2011년부터 기관별로 공간정보 보유목록을 조사해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이런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시간적, 공간적, 사람 중심의 공간정보를 토대로 10가지 전략과제를 소개한 책자'국토에 행복을 담다'를 발간,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별 도로망·이동거리를 고려해 노인복지시설을 추가로 건립하고, 읍·면·동 단위의 영유아 인구분석을 통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공간정보를 LX가 제공해 정부가 생활밀착형 복지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책자에는 최근 자연재난으로 지정된 미세먼지, 토양오염 우려지역, 생태통로 등을 빅데이터로 진단한 하늘·땅·생명을 살리는 길에 관한 고찰도 담겼다.
또한 정부는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공간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서울AT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2017 스마트국토엑스포'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열 번째 생일을 맞는 스마트국토엑스포는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증강현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와 함께 공간정보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비즈니스 섹션도 마련된다. 지난해 정부는 스마트국토엑스포를 통해 스리랑카·방글라데시·에티오피아와의 국가 간 추가 협약을 맺어 실질적 글로벌 국책사업으로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했다.
모든 변화가 그렇듯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공간정보도 기회와 도전의 두 얼굴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정보를 발굴해 나간다면 국민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미래의 성장동력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일이야말로 언젠가 다가올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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