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게임·파일공유 가능 … 인터넷접속·국제전화 안돼
'류성·평양·아리랑' 등 총 19종 스마트폰 보급
평양지역 20~ 50대의 60%가 휴대전화 사용
기기 100~400달러… 기본료 월 12센트 저렴
나선지역, 전국망서비스로 보급률 가장 높아
'류성·평양·아리랑' 등 총 19종 스마트폰 보급
평양지역 20~ 50대의 60%가 휴대전화 사용
기기 100~400달러… 기본료 월 12센트 저렴
나선지역, 전국망서비스로 보급률 가장 높아
최근 스마트폰과 관련해 눈에 띄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최근 북한의 만경대 정보과학기술이 '진달래3'라는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뉴스였는데요, 아이폰과 비슷한 외형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죠. '진달래3'는 계산기, 뮤직 플레이어, 카메라 등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했고, 검은색과 흰색 두 종류 모델이 있습니다. 만경대 정보과학기술은 디자인과 운영 시스템, 연구개발 등이 모두 북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달래3' 외에도 그동안 외신 등을 통해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성능은 초보 수준인 '평양', 태블릿PC '삼지연',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붉은 별' 등 북한의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제품, 서비스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북한의 이동통신은 어떻게 서비스되고 있을까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이와 관련해 '북한 유무선 통신서비스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의 북한 이동통신 서비스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2009년부터 1인당 1대씩 휴대전화를 갖는 것이 허용됐습니다. 2009년 이집트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자체 개발한 터치방식의 휴대전화를 출시한 것은 2011년 4월 '류성'부터인데요, '류성'은 문자메시지(SMS), 음성, 사진, 동영상 등 일반 휴대전화의 기능을 모두 제공했다고 합니다.
이후 북한은 전자공업성 산하 전자제품 생산업체에서 2013년 8월 '아리랑'과 '평양' 등 2종의 스마트폰을 내놨습니다. 이들 스마트폰은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내장돼 젊은층에서 수요가 높았다고 하는군요. 2015년 '평양'은 2404와 2405, 2406, 2407, 2408 등 5개 기종, '아리랑'은 AS1201과 AS1202 2개 기종을 추가로 내놨습니다.
지난해 8월말 기준으로 북한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은 '류성' 3기종과 '평양' 10개 기종, '아리랑' 6개 기종 등 총 19개 기종이 보급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 스마트폰은 음성통화와 게임, 블루투스를 활용한 가요, 드라마 등 파일공유는 가능하나, 국제전화와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ISDI는 "2016년말 현재 스마트폰의 확대 보급으로 평양지역 20~30대 젊은층과 상인들에게 휴대전화는 필수품"이라며 "평양지역 20~50대 인구의 약 60%가 휴대전화를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종간 차이는 있으나, 단말기 가격은 대체로 100달러~400달러(약 11만5000원~46만원) 수준이고 기본 통신요금은 월 약 12센트(약 130원, 북한 돈 1000원)이라고 합니다.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네요. 그러나 기본 제공 서비스(음성통화 200분, 문자 200건) 소진 후 추가 서비스 요금은 100분당 약 13달러(1만5000원)로 비싼 수준입니다.
KISDI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북한의 이동전화는 전국망 서비스로 나선 지역이 가장 높은 보급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나선 지역은 중국이 이동통신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선 다음은 평양 등 대도시지만, 그 외 소도시는 미미한 수준으로 지역간 격차가 매우 큽니다. 북한에서 이동전화 기지국은 체신국 산하 전신전화관리국에서 관리하는데, 설비나 장비는 유럽산 중고제품(독일 지멘스사 제품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2015년 6월말 기준으로 평양의 경우 약 50여개의 기지국 설비가 있으며, 중소도시로 갈수록 급격히 감소합니다. 나선과 평양지역에는 끊김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나, 그 외 지역은 전력 사정으로 다수의 기지국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이동통신 서비스에서는 대체로 초기형 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음성, 문자 외에도 영상통화, 사진전송, 도로안내, 가정주부수첩(가계부), 노동신문 서비스 등이지요. 다만,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행태는 우리와 상당히 다릅니다. 예컨대, 영상통화의 경우 이용자가 단말기에서 버튼을 눌러 기지국에 신청하고, 문자로 접속답변을 받으면 접속해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이밖에도 이동전화 번호는 식별번호(0191, 0195)+국번호(내국인 2XX와 3XX, 외국인 5XX)+가입자번호로 구성됩니다. 지난 2011년 100만대 돌파 이후에는 국번호(3XX)를 추가 부여해 사용 중입니다.
지난 10여년 간 남북한 교류 협력이 단절되면서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KISDI는 북한 관련 뉴스 단편과 접경지역, 새터민 등의 구두 정보를 입수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세부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폐쇄적이던 북한 내 통신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ICT 분야가 세계 각 국의 경제사회 발전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이러한 흐름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KISDI는 "평양, 나선 등 대도시나 경제협력지구는 이동전화가 거의 전 주민에게 보급돼 경제 및 사회활동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미 통신서비스의 효용을 알게 된 북한 주민들의 요구가 점차 확산되며 유무선 통신서비스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도움말 =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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