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HD 초정밀지도로 작은 사물도 정확한 인지
카메라·센서가 감지 못하는 위험정보파악 '거뜬'
SKT·서울대, 막바지 테스트 … 내달 첫선 주목
화성에 'K시티' 조성 박차 … 205만㎡ 확대 목표
9월 착공… 내년 하반기까지 구간 단계별로 준공
알파벳·바이두 등 시범 운행·연구개발 경쟁 가열
카메라·센서가 감지 못하는 위험정보파악 '거뜬'
SKT·서울대, 막바지 테스트 … 내달 첫선 주목
화성에 'K시티' 조성 박차 … 205만㎡ 확대 목표
9월 착공… 내년 하반기까지 구간 단계별로 준공
알파벳·바이두 등 시범 운행·연구개발 경쟁 가열
■안전한 자율주행시대 열어라
2. 눈앞으로 다가온 '자율차 빅뱅'
지난 22일 레벨 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서울 도심을 달리기 시작하면서 한국형 자율주행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센터장 서승우 교수)가 2015년 11월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는 1년 반만인 이날 여의도 일대 5㎞ 일반도로에서 약 15분간 무리 없는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3차원의 정밀 도로지도, 이동체 탐지 및 추적, 충돌위험 회피 기술 등이 탑재되고 인공지능이 강화된 스누버는 차량에 설치된 4개의 라이다가 주변 지형지물과 물체, 카메라가 색깔을 포착해 차선과 표지판, 신호등을 인식했다. 30∼40m 앞 상황을 파악한 뒤 불과 0.1초 사이 차량 내부에 전달해 빠르게 대응하며 여느 차와 다름 없이 안정적으로 달렸다. 스누버가 매끄럽게 달릴 수 있도록 여의도 일대 총연장 21㎞ 구간에 3차원 정밀 도로지도가 구축돼 도로 차선, 중앙분리대, 터널 등의 시설물과 신호기 및 표지판 등의 도로 정보를 3차원으로 표현해 준다.
서승우 교수팀은 연말까지 서울 도심 속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 및 주행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해 11월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스누버를 선보일 계획이다. 11월이 되면 미국 구글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레벨 4수준의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25㎝ 장애물 인식 자율차 다음 달 첫선=국내 자율차 성능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에는 초정밀지도가 탑재돼 현재보다 더 세밀하게 사물을 인식하는 3D HD맵이 탑재된 자율차가 공개된다. 3D HD맵은 도로 주변 지형과 주요 이정표 등 25㎝ 이하의 지형지물을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로수에 가려진 신호등이나 교통표지판 등 카메라나 센서가 감지하지 못하는 위험 정보를 파악하며 악천후나 야간에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이경수 서울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팀은 3D HD맵을 탑재하고, 라이다, 카메라 등이 설치된 자율차 공개 시연을 위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비롯해 고속도로 등 3만㎞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과 이경수 교수팀은 연말까지 개발 중인 자율차에 5G 통신을 연결할 예정이다. 대용량 데이터가 빠르게 전송돼 관제센터, 사물인터넷 기기, 주변 차량과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해 주행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다음 달부터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이 축적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3D 전국 지도 제작에 나선다.
◇K시티 조성도 속도=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자율차의 성능을 뒷받침할 실증단지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조성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110억원을 들여 내년 경기 화성에 조성하는 K시티는 규모가 36만㎡로 미국 M시티(12만㎡), 영국 호리바 마이라 시티 서킷(24만㎡), 일본 J타운(15만㎡), 스웨덴 아스타제로(6만㎡)보다 크다. 현재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자율주행 실증단지는 중국의 나이스시티로, 규모가 500만㎡에 달한다. 교통안전공단은 K시티 규모를 장기적으로 중국의 절반 수준인 205만㎡(65만평)까지 확대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첨단 기술과 대규모 시험시설을 결집시킨다는 구상이다.
공단은 9월 K시티 착공에 들어가 10월 고속주행도로를 1차 개통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까지 전체 구간을 단계별로 준공할 계획이다. K시티는 건물·신호교차로·버스전용차로 등이 구현된 '도심부', 스쿨존·자전거도로·자율주차시설 등이 있는 '커뮤니티부·자율주차시설', 고속도로를 모사한 '자동차전용도로', 국도·지방도 환경이 반영된 '교외도로'로 구성된다. 다양한 평가환경 구현이 가능하도록 착탈식 차선(테이프), 기능성·다국적 도로표지판, 위치 이동이 가능한 가벽형 빌딩면 등을 설치해 다양한 교통안전 상황에 따른 실험 시나리오를 구성해 어떤 변수에도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달리는 지 테스트하게 된다.
내년 전체 완공 전까지 기술 개발이 끝나면 웨이브, 4G에 이어 5G 통신까지 구축된다. 5G 통신이 구축되면 1초당 10GB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데 이는 4G 통신보다 600배 빠른 속도로, 주변 차량, 도로 인프라와 교통정보를 주고받는 미래형 도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자율차 업계는 이 같은 기술 진화에 힘입어 조만간 자동차를 원격으로 운전할 수 있는 '텔레프레전스'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텔레프레전스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람이 시공간을 초월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올 연말에는 경기 판교 창조경제밸리에서 편도 2.5㎞ 구간에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12인승 자율주행버스가 운행되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는 내년 2월 9일에는 서울 만남의광장에서 평창올림픽 주경기장 주변까지 200여㎞를 자율차 5∼6대가 달릴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신갈분기점∼영동고속도로 마성 인터체인지 구간에서는 스마트 자율협력주행 도로시스템 테스트베드가 가동되는 등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실제 도로환경 진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해외도 자율차 경쟁 뜨거워=해외에서도 자율차 시범 운행과 연구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자율차 부문 자회사 웨이모는 미국 렌터카 업체 아비스버짓그룹과 지난 26일 파트너 협약을 체결했다. 웨이모는 애리조나주의 피닉스 지역에서 자율차인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을 지역 주민에게 제공한 뒤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은 지난 4월 자율차를 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영상신호 처리 프로세서 '말리(Mali)-C71'을 발표했다. ADAS는 보행자 보호시스템, 차량 미러 대체, 졸음운전 감지 등 다양한 운전자 보조 기능이 제공된다. 말리-C71은 열악한 조명이나 기상 조건에서도 원시 픽셀을 디스플레이용 고화질 영상으로 변환하는 이미지 신호 프로세싱(ISP) 기능이 탑재됐다. 빛의 가장 밝은 영역에서 어두운 영역까지를 다이내믹 레인지(DR)라고 하는데 고성능 DSLR 카메라의 DR이 약 15단계인 것에 비해 말리-C71은 최대 24단계의 넓은 DR을 지원한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는 7월 제한된 환경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한 뒤 연말 단순한 도로 조건에서 운행이 가능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2020년 고속도로와 복잡한 시내 상황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지금까지 베이징자동차(SAIC), 체리 등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와 협력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왔다. 2015년 12월 베이징에서 완전 자율주행차량 도로 주행시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시험허가를 받았다.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까지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서 부분 자율주행은 2∼3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까지 여의도 일대에서의 시범 주행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낮과 밤, 비·눈 등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모든 환경에 최적화된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기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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