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대표
![[DT광장] 4차산업혁명, 학부모 교육부터 시작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802102351032001[1].jpg "[DT광장] 4차산업혁명, 학부모 교육부터 시작하자")
더욱 강력해진 알파고는 결국 커제 9단과 3번의 대결, 중국 바둑기사들과의 단체 대국까지 승리했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는 '바둑의 미래포럼' 폐막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더 이상 바둑대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바둑 기사로는 이세돌이 유일하게 1승을 남겼다. 알파고를 이기지 못했다고 앞으로 사람들은 바둑을 두지 않을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로봇 청소기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누구도 로봇청소기가 인간의 청소노동을 빼앗는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 전에 등장했던 세탁기, 식기세척기, 전자렌지도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형태의 가전 로봇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으로 인간의 직업을 빼앗긴다는 언론 보도를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 연구기관들의 보고에 따르면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대부분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많은 미디어들과 정책가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경쟁구도로 몰아가고 있으며,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에 대한 박탈감과 위기감만 강조하고 있다.
왜 어떤 노동은 로봇이 대체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노동은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표현하는가? 그 중심은 노동을 통한 이윤창출이라는 관계에서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 노동의 대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Go의 경우 계산원이 없는 무인점포로 운영된다. 카트에 물건을 넣고 계산대를 지나가는 것만으로 계산이 끝나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세상을 침략하는 구도로 생각해서는 답이 없다. 완전히 새로운 노동의 세상이 다가올 때 진정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 우리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던져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여전히 수능 성적에 목 매고 명문 대학을 가서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도록 강요하는 학부모들이 대다수이지 않은가?
필자를 포함한 많은 학부모들은 우리 세대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대항하며 살아가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3포 세대, 5포 세대라고 자조하는 청년세대들에게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으로 그들의 인생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당신들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어떻게 강요할 수 있는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사이클은 3년에서 5년이면 변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정말 옛말이 되어 버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과 가치를 찾도록 격려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이윤창출을 위한 노동은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완전히 대체되고 할 일을 잃은 공허한 인간들만 남게 될 것이다.
바둑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놀이란 무엇인가? 재미란 무엇인가? 사랑과 배려란 무엇인가? 공감이란 무엇인가?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인식에서 수능 성적이란 절대기준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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