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정상회담, 경제외교 창구 삼아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602102351607002[1].jpg "[시론] 정상회담, 경제외교 창구 삼아라")
KOTRA는 2015년 5월 정상외교경제활용센터를 발족해 지난 2년간 대통령 정상외교를 통한 경제외교를 추진해 왔다. 경제외교 플랫폼 1.0에서는 정부주도로 각국 정상과의 회담을 위주로 경제외교를 추진했고, 플랫폼 2.0에서는 정부 및 대기업이 연계하여 주요기업을 경제외교에 참여시켰다. 그리고 경제외교 플랫폼 3.0은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및 관련기관이 연합해 경제외교의 외연을 넓히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경제외교 플랫폼 4.0시대를 맞이해 최근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과 4차 산업혁명 등의 추세에 부합된 새로운 무역 및 투자 패턴 및 기업생태계를 생성하기 위한 전략적·계획적·복합적·연대적·확대적 요소를 가미한 원프로세스 플랫폼, 모듈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냉전시대의 정상외교는 안보외교가 그 중심에 섰다. 그러나 탈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안보외교 보다는 경제적 협력에 기반한 경제외교가 정상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나타나고 있는 자국패권주의로 인해 국제간의 무역 및 투자에 대한 마찰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정상외교가 이러한 통상 마찰을 풀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에서 대기업은 자체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역량의 한계가 있으므로 경제외교를 통해서 해외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향후 추진되는 국가간 정상외교에서 경제외교를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경제외교 플랫폼 4.0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 기업 및 관계기관이 경제외교에 대한 넓은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첫째, 열린 경제외교가 돼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펼쳤던 경제외교는 우리 중심의 닫힌 경제외교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향후 우리는 동반자 국가의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둘째, 진정한 협력에 기반한 경제외교가 돼야 한다. 우리가 경제외교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먼저 우리가 동반자 국가의 구성원을 위해서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열린 경제외교를 통해서 우리의 역할을 충분히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에 맞는 경제외교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진정성에 기반한 베푸는 경제외교는 우리가 동반자 국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더 큰 협력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셋째, 따뜻한 경제외교가 돼야 한다. 동반자 국가의 구성원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따뜻함이 있어야 정말 아름다운 그리고 소중한 우리만의 경제외교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서로의 이익만을 위해서 협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공동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또한 이를 통해서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경제외교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와 같이 열린, 진정한 협력에 기반한, 따뜻한 경제외교가 되기 위해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우리는 그 동안 글로벌화를 말로 외치기만 했지 이와 같은 글로벌화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는 물론 바람직한 경제외교를 이뤄나갈 인력조차 길러내지 못했다. 우리가 동반자 국가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우리가 상대방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경제외교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 더 나아가 동반자 국가와의 상호 인력 교류 등을 통한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외교 활용을 통한 해외진출 확대는 이미 시작됐고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중소기업 중심으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경제외교를 통한 해외진출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는 리더십이 바뀌면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정책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바뀌더라도 정책은 연속성(continuity)과 일관성(consistency)을 가지고 계속 추진돼야 하고 다만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변화(change)는 수반돼야 한다. KOTRA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외교 플랫폼 4.0도 상기와 같은 맥락에서 계속 진행돼야 한다.
6월 29일과 30일 양일간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등 안보 이슈가 우선적으로 논의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안보외교 못지 않게 한미 간의 통상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외교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은 새 정부를 알리는 첫번째 국제무대이기에 세계의 이목은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안보와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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