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한국화웨이·한국MS 등
유한회사로 감사보고서 제출면제
매출·영업익 등 재무정보 미공개
"국내법 악용… 투명성 회복 요원"
유한회사로 감사보고서 제출면제
매출·영업익 등 재무정보 미공개
"국내법 악용… 투명성 회복 요원"
국내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5개사를 제외하고 깜깜이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글로벌 IT업체 중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는 업체는 한국IBM, 인텔코리아, 다쏘시스템코리아, 델EMC, SAP코리아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국HP를 포함해 한국화웨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퓨어스토리지코리아 등 미국과 중국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은 한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며 일체의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상법상 유한회사로 전환하면 매출, 영업이익, 로열티, 배당금, 사회공헌 등이 주 내용인 외부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면제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HP는 2002년 유한회사로 전환하며 감사보고서를 최종 제출한 뒤 16년간 재무정보 공시 건수는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굴지의 글로벌 IT기업들이 국내법의 맹점을 악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유한회사인 글로벌 IT기업들은 외부감사 법인 테두리 밖에 놓여 있어 기업 투명성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며 "사실 이는 국내법을 악용하는 것인데 이를 개선하지 않은 것은 관련 당국의 태만이나 묵인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쟁적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외부감사 대상을 유한회사와 대형 비상장주식회사로 확대해 회계감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해영 의원실 관계자는 "다국적기업이 국내시장에 주식회사로 진출했다가 유한회사로 전환한 경우 이 회사들을 개정안에 포함시킬 지 여부도 정부부처와 소위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글로벌 IT기업에 한해 국내 경영 활동 정보를 공개하는 취지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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