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초만에 차량밖 상황 파악 … 여의도 일대 5㎞코스 15분내 주파
탑승자 2명은 전방상황 주시만
2년간 2만㎞ 무사고 실력 입증
3세대 버전 인식·주행성능 향상
개발팀 "연내 성능 업그레이드"
탑승자 2명은 전방상황 주시만
2년간 2만㎞ 무사고 실력 입증
3세대 버전 인식·주행성능 향상
개발팀 "연내 성능 업그레이드"
운전자 조작 없이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국내 최초로 도심 일반도로에서 성공적으로 시험주행을 했다.
서울대학교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센터장 서승우 교수)가 개발한 자율차 '스누버(SNUver)'는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약 15분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일반 차량이 주변을 달리고 교통신호가 수시로 바뀌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행에 성공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전국 대부분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운행을 허용한 후 실제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스누버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약 5㎞ 거리의 일반도로에서 무리 없는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기존 서울대 캠퍼스는 일반 도로에 비해 불확실성이 적었고 차로도 최대 2차로에 불과했지만 이날 시범 주행한 서울 영등포 국회의사당 앞 일대는 4차선에 앞차나 옆 차가 불쑥 끼어들 수 있는 상황 등 불확실성이 혼재된 상황이었다. 스누버는 2015년 11월 처음 개발된 후 약 2년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2만㎞가 넘는 거리를 무사고 주행하며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왔다.
스누버 안에는 2명의 탑승자가 탔지만 전방 상황을 주시할 뿐 운전대를 잡진 않았다. 차량에 설치된 라이다가 30∼40m 앞 상황을 파악해 차량 내부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불과 0.1초가 걸리지 않았다. 국내 자율차 수준이 최근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한 덕분이다.
서승우 교수가 이끄는 연구센터는 2015년 스누버를 개발한 후 법적 규제 때문에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만 주행 테스트를 해 왔다. 2만㎞ 이상 거리를 달리며 현재 3세대 버전까지 발전한 스누버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2세대보다 인식·주행 성능이 한층 강화됐다.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도로상에서의 자율주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차량, 보행자, 차선, 신호등, 표지판 등에 대한 인식 및 판단 성능이 향상됐다. 고층 빌딩 사이의 대로, 협로, 터널, 공사 구간 등 다양한 일반 도심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고정밀 3차원 지도, 이동체 탐지 및 추적, 충돌위험 회피 기술 등을 탑재해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일반 도심 도로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는 한편 GPS 신호가 불안정해 위치 오차가 생길 수 있는 고층빌딩 사잇길과 터널 안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했다. 또 기존 버전에서 비싼 단일 센서를 썼던 것과 달리 여러 개의 저가용 센서를 장착해 비용을 낮추면서 주행 판단의 신뢰성을 높여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서 교수팀은 올 연말까지 여의도에서 스누버 시험주행을 계속 하면서 주행 성능을 안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의 교통 인프라와 법규가 자율주행에 적합한지 검증도 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일반인 대상 시승 행사도 열 예정이다. 서 교수는 "K시티나 판교 등 자율주행 실증도로에서 테스트하는 단계는 이제 넘어섰다"면서 "일반도로 주행에서는 아직 100m 정도 떨어진 신호등을 인식하지 못 하는 한계가 있는데 연말까지 시험주행을 계속해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후 서울 어느 지역에서든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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