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ㆍ핀테크지원센터장
![[포럼] 핀테크, 속도감 있는 혁신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1902102251800001[1].jpg "[포럼] 핀테크, 속도감 있는 혁신 필요하다")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디지털금융, 소위 핀테크 도입으로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작년 한 해 간편 결제와 간편 송금 이용건수가 분기마다 거의 배로 급증했고, 지난 4월 초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는 2주 만에 비대면 계좌 20만개를 개설해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금융소비자들이 싸고 편리한 핀테크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빠른 핀테크 확산을 고려하면 좀 더 속도감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몇 가지 과제 및 방안을 정리해본다.
첫째,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은 금융소비자들의 만족도와 은행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그 열기가 이어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산업자본의 소유한도는 완화하되, 산업자본 대주주에 대한 대출은 규제(은행의 대기업 사금고화 방지)한다든지 또는 산업자본의 성격을 재규정한다든지 해서 산업자본에 기회는 주되, '은산분리'의 취지는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은행 중심에서 다른 금융권으로의 핀테크 확산이다. 특히 자본시장은 실시간 정보에 따라 가격변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 공간 제약이 없는 손안의 금융, 핀테크와 가장 잘 어울린다. 보다 과감한 정책노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예컨대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시장에 도입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나름 별 사고 없이 시장관행이 정착되고 있다고 보면 투자한도 및 발행업종 제한 등 업계에서 요청하는 규제완화를 적극 검토할 만하다.
또 크라우드펀딩은 불특정다수의 투자자들이 십시일반 참여해서 투자뿐 아니라 마케팅, 홍보효과도 대단한데다, 중소벤처를 활성화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일치하기도 한다.
최근 테스트베드를 마치고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들에 대해서도 비대면 판매의 허용 등 전향적인 제도개선이 요청된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 고령화에 따른 은퇴자금 등으로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운용수요가 대폭 증가한데다, 저금리 때문에 수수료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력을 적게 쓰고 시스템 운용으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셋째, 금융당국이 핀테크 2단계 발전방안에서 밝혔듯이 핀테크산업의 업그레이드엔 다양한 빅데이터의 구축과 활용이 필수적이다. SNS 등 비재무적 빅데이터의 활용을 추가함으로써 은행의 차별적인 신용평가, 보험의 새로운 위험평가모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는 지키되, 비식별 개인정보의 활용을 적극화해야 한다.
넷째, 보안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핀테크는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위험이 있는데다, 본질적으로 비대면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보안위험이 있다. 따라서 핀테크 활성화엔 보안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보안기업 육성을 위해 예컨대, 투자, 금융기관과의 매출확대 자문, 특허 등 생태계조성이 필요하다.
또 근본적으로 보안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블록체인의 활성화 노력도 중요하다 하겠다. 아무튼 디지털을 핵심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디지털금융, 핀테크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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