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발행·할인 등 새 먹거리
각사 사내전담조직 신설하고
단기금융 업무 인허가 심혈
경쟁력 갖춘 상품 출시 예고
"운용성과 결국 IB역량에 달려"
각사 사내전담조직 신설하고
단기금융 업무 인허가 심혈
경쟁력 갖춘 상품 출시 예고
"운용성과 결국 IB역량에 달려"
■초대형 IB 출범 … 모험투자 시대 열린다
(중) 5대증권사 초대형 IB 승부수 전략은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벤처·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투자은행(IB)으로 변신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초대형IB의 요건을 갖춘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세부업무 기준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단기금융 인허가 심혈…이르면 6월 말 정식 인가 신청서 제출 = 초대형IB를 준비 중인 증권사들은 사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준비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표이사 직속의 초대형 투자은행추진단을 운영중 이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전략투자운용부와 종합금융투자실 준비조직을 신설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도 현재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며, 향후 상설 조직화할 계획이다. 각사는 전담조직을 통해 단기금융업무 인허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단기금융 업무는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의 발행·할인·매매·중개·인수·보증업무를 말한다. 정부는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초대형IB의 자금확보 방법으로 단기금융 업무를 허용해줄 방침이다.
현재 5개사는 금융감독원에 인가신청 초안을 제출한 상태로, 금감원과의 세부사항 점검 후 이르면 6월 말, 7월 초쯤 금융위원회에 정식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단기금융업무 인허가 관련 프로세스가 2~3개월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초대형IB의 정식 출범은 9월경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새 먹거리 '발행어음'…리스크 관리는 필수 = 각 증권사들은 단기금융 업무 인가를 통과하면 발행어음 업무에 뛰어들 수 있다. 발행어음은 그동안 은행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시장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각사는 전담조직 및 관련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발행어음 업무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담조직을 통해 발행어음의 수신금리 및 규모를 책정하고, 기업금융의 비율 및 총량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의 IB 역량을 발휘해 운용성과를 제고하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TF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발행어음 업무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과 향후 추진할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함께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확충해 IMA 업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사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업무인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유동성 및 자산부채종합관리(ALM)와 자산 선별·헤지 역량을 동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운용금액 한도 설정 등을 통해 리스크 제어가 가능한 자금조달 및 투자와 사후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초대형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종합금융 시절 , 발행어음 업무 시 필요한 사내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이미 갖췄으며 크레딧리스크 부서를 유지하고 있다.
◇초대형IB 경쟁력은 '기업금융'=해당 증권사는 초대형IB의 성과가 기업금융 역량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은행과 벤처캐피탈 중심의 자금공급만으로 우리경제를 이끌어 나갈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나 자금공급에 한계가 있다. 은행은 신용도와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 유인이 부족하고, 벤처캐피탈은 자본력이 취약해 자금공급액의 절대규모가 작고 과감한 장기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대형IB는 기업에 대한 고유의 분석력을 바탕으로 은행과 벤처캐피탈 사이의 중간 시장을 공략, 성장잠재력이 높은 혁신형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시장은 1990년대 종금사가 가지고 있던 시장이었지만 IMF 당시 영세 종금사들의 난립으로 문제가 되면서 한동안 사라졌다"며 "현재 담보와 신용도가 부족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초대형IB의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결국 수신자금의 운용 역량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운용의 최종 성과는 초대형IB 취지상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인 IB 역량이 누가 뛰어나는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NH투자증권 전략투자운용부장은 "단기금융업무 상품이 워낙 단순하고 회사별 신용도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수신 측면에서는 회사별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며 "결국 기업금융 자산을 얼마나 잘 운용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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