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도쿄증시 상장
시총 7.6조원 → 9.2조원 성장
엔씨소프트 지분확보 '빅딜'
진경준 파문에 '오너 리스크'
김정주 회장 '호재이자 악재'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으로, 게임 빅3(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모두 증시에 입성하며 3사 간 투자시장에서의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들 3사의 각기 다른 상장사(史)가 주목받고 있다. 그간 상장 '선배' 넥슨, 엔씨소프트는 규제·오너·트렌드라는 3대 위협요인(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입증해왔다. 상장 늦둥이 넷마블 역시 이들 요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 됐다. 3사의 상장史를 통해 앞으로 이들이 써내려갈 게임 부문 투자시장 삼국지의 양상을 조망해 본다.
넥슨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 '히트'
넥슨 제공
■게임 빅3, 상장의 역사
(상) 일본 상장사 넥슨
◇일본 상장사 넥슨...오너 김정주, 호재이자 악재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흥행을 발판삼아 시초가 1300엔(1만7980원, 이하 당시 분기 또는 연간 기준 환율 적용)으로 2011년 12월 도쿄증시에 상장했다.
넥슨의 일본 상장은 국내보다 2배 이상 큰 일본 게임시장(2011년 국내 7조4312억·일본 16조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노리는 동시에, 셧다운제 등 국내 게임 시장의 규제 악재를 고려한 일석이조 전략으로 분석된다. 2011년은 셧다운제(청소년의 심야시간 온라인게임 접속 강제 차단)가 본격 시행된 해다.
그간 넥슨은 안정적 성장을 꾀했다. 상장 당시 5530억엔(7조 6000여억원, 이하 당시 환율 적용)이던 시총은 9647억엔(9조 9000여억원, 7일 종가 기준)으로 성장했다. 상장직전 698억엔(약 9177억원)이던 연매출은 작년 1831억엔(1조9000여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주가는 2208엔(2만 2680원)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오너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회장이 이 회사의 호재이자 악재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호재는 김정주 회장의 엔씨소프트 지분인수라는 빅딜이었다. 넥슨은 2012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부터 회사 총주식의 14.7%에 해당하는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 지분인수 금액으로 2011년 일본 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7000만주 주식 신규발행으로 약 900억엔(1조3000억원) 자금 조달)의 절반 이상을 엔씨소프트 지분 확보에 투자한 셈이다.
넥슨에게 '리니지'라는 슈퍼 지적재산권(IP)를 보유한 엔씨소프트의 지분 확보는 세계 게임 배급(퍼블리싱) 플랫폼을 꿈꾸던 넥슨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엔씨 지분 확보 이후 첫 월요일인 2012년 6월 11일 넥슨재팬은 일본증시에서 5.16% 오른 1387엔(1만9814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넥슨은 김 회장으로 인해 오너 리스크라는 최대 난관에 부닥치기도 했다. 넥슨 주가는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 회장을 둘러싼 '검사 주식 공여 파문'이 불거진 작년 4월 이후 수개월 간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던 와중에 '서든어택2' 마저 선정성·완성도 논란 속에 서비스 종료 결정이 난 것이 타격이 컸다(주가: 4월 1755(엔), 5월 1720, 6월 1634, 7월 1554, 8월 1418, 9월 1506, 10월 1662, 11월 1678, 12월 1642).
한편 모바일게임으로 게임시장의 무게중심 이동한 현재, 국내에서 넷마블 득세에 기를 못피고 있는 넥슨에게 일본은 '피난처'가 되고 있다. 넥슨은 모바일로의 트렌드 변화가 비교적 더딘 현지에서 모바일게임 '히트'로 인기몰이 중이다.
다만, 닌텐도 등 모바일게임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지 슈퍼IP 보유사와 경쟁할 카드를 계속해서 쏟아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 일본 투자시장에서 넥슨이 마주할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