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에 업무 후속보고
기본료 폐지 방안 못 가져와
일방적 압박에 묘수없어 고심
이개호위원장 "사회적약자 위한
통신요금 절감 어떻게든 이행"
종합 검토·이해관계 고려 발언
일각, '신중모드' 전환 관측도
기본료 폐지 방안 못 가져와
일방적 압박에 묘수없어 고심
이개호위원장 "사회적약자 위한
통신요금 절감 어떻게든 이행"
종합 검토·이해관계 고려 발언
일각, '신중모드' 전환 관측도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 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래부가 오늘 (기본료 폐지) 안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통신비 인하는 워낙 현안인 만큼, 앞으로 수시로 보고받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지난달 25일 미래부의 1차 업무보고 당시 미래부가 기본료 폐지의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하자, 이날까지 "기본료 폐지와 관련한 수(방안)를 가져오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미래부가 방안을 보고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했던 미래부 공무원들은 일제히 "할 말이 없다"며 함구했다.
기본료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공약 중 '뜨거운 감자'다. 통신요금에 포함된 월 1만1000원의 기본료를 없앰으로써 국민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기본료를 폐지하면 연간 7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이통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3조6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모든 이통사가 적자로 전환, 총 4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 산업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필연적으로 5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투자할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5G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요금 인하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고, 시장 자율경쟁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기본료 폐지는 곧 중소 알뜰폰 업체의 고사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알뜰폰은 그동안 '기본료 없는 반값 통신비' 등을 내세워 가입자를 모아온 만큼, 기본료 폐지시 이통 대기업과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국정기획위는 미래부에 통신비 인하 방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통신비와 관련한 문제는 기본료 폐지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줘야 한다"며 "이해 관계자 간 첨예한 대립이 있고 이해가 상충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신요금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 정책과제는 통신비, 연구개발(R&D) 개혁방안, 원전 관련 공약 이행 등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며 "미래부에서도 긴장하면서 여러 가지 정책과제 추진,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국정기획위가 강경 모드에서 신중 모드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이 위원장이 "종합적 검토", "이해관계 상충 측면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신요금 절감" 등을 언급한 점을 근거로 일괄적 기본료 폐지 외에 2G·3G 이용자 기본료 폐지, 무료 와이파이 확대, 저소득층 요금감면 확대 등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위원장은 업무보고 직후 "미래부가 얼마나 고민이 많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제4 이동통신을 언급한 점을 들어 제4 이통 역시 통신비 인하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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