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석기 KOTRA 중소기업지원본부장
![[DT광장] 스타트업 해외진출 성공방정식](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3102102351607001[1].jpg "[DT광장] 스타트업 해외진출 성공방정식")
얼마 전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과 모여 간담회를 했다.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려는 스타트업들이 서로 잘 된 사례를 공유하고 좀 더 효율적인 해외진출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외 시장까지 개척한 창업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이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우리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기대주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중견·중소기업도 뚫기 어려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우리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디지털 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혁신적 스타트업의 민첩성과 신축성을 들고 싶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 기반의 한 스타트업은 인도네시아 글로벌 신발 메이커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구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한 얼마전 중국 허난성의 전통 농장을 스마트 팜으로 개조하는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공장에서 시작된 기술을 농장으로 확장하였고, 이제는 스마트 홈, 스마트 실버케어 분야로도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각종 산업분야 적용이 얼마나 유연하고 빠른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다음으로 도전성이다. 휴대용 소형 생활가전 제품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이 최근 중국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고 중국에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에서 제조해 중국 합작법인으로 수출 하고, 합작법인이 현지 유통을 담당하는 형태로 13억 거대 시장을 뚫을 계획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문제로 중국 진출을 주저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 회사의 여성 CEO는 "중국 대기업들도 성장 정체를 겪고 있어서 스타트업의 기술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기술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중국 대기업의 힘을 이용하여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작은 스타트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개방성과 협력성이다. 스타트업은 멘토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이 가능하다. 지난 1월 영화 추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우리 스타트업이 일본 2위 통신사인 KDDI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외국 스타트업 최초로 선발됐다. 이후 5개월간 일본내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노력했고, 최종적으로 KDDI 비디오패스 서비스에 이 회사의 추천 프로그램이 정식 런칭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서비스 현지화를 위한 열린 자세와 글로벌기업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특성이 십분 발휘됐기에 가능한 협업이었다.
한 번의 실패가 성공의 자양분이 되기보다는 회생의 걸림돌이 되는 한국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작년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78.8%는 취업을 선호하고 있으며, 단 6.1%만이 창업을 바라고 있다. 중국 대학생 40.8%가 창업을 희망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한국의 창업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를 마치며 낮아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과 정체되고 있는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해결할 수 있는 활력소 역할을 스타트업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함께 경쟁력이 더해질 경우 스타트업은 한국이 소득 2만 달러 장벽을 극복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이 확대되어 다수의 우수 인력이 창업에 뛰어드는 창업선순환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창업 지원 정책, 각종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KOTRA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 예비 창업가와 중소기업 사이에 위치한 스타트업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