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눈썰미 발휘해 상품 기획… 여심 잡아 잇단 대박 터뜨렸죠"

디자인·인테리어 섬세한 감각
'대형가전=남성 MD' 공식 바꿔
"비싸도 예쁜 가전이 반응 좋아
디자인가치 높은 상품 개발할 것"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주부 눈썰미 발휘해 상품 기획… 여심 잡아 잇단 대박 터뜨렸죠"
서울 역삼동 이베이코리아 사옥에서 변은정(왼쪽)·이정은 가전 카테고리 매니저(CM)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인터뷰 변은정·이정은 이베이 CM

유통업계에서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대형가전 상품기획자(MD)는 주로 남성들의 영역이었다. 특히 온라인몰 가전 입점업체는 주로 나이 지긋한 남성이 많이 운영해 이들과 소통하려면 남성 MD가 적격이었다. 소비자들도 크기·기능을 우선으로 상품을 선택하다 보니 디자인에 민감한 여성이 설 자리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디자인·인테리어 요소를 가미한 대형가전이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계의 접근방식도 달라졌다. 상품 기능에 정통한 동시에 디자인 감각도 갖춰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상품 기획능력이 중요해진 것.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가전 카테고리 매니저(CM)로 여성들을 기용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서울 역삼동 이베이코리아 사옥에서 만난 변은정·이정은 G마켓·옥션 대형가전 CM은 "평소 주부로서 대형가전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상품기획에 반영했더니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변·이 CM은 10년 이상 온라인 유통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MD다. 변 CM은 2005년 G마켓에 입사해 5년간 운영기획을 맡다 2010년부터 MD로 활동했다. 이 CM은 2002년 '삼성몰'에서 MD 일을 시작해 2011년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들이 대형가전 MD로 변신한 건 2015년이다. 회사 내부에서 "대형가전을 주로 쓰는 건 여성인데 MD가 모두 남성이니 주부 MD가 대형가전을 맡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오자 두 사람이 총대를 멘 것.

여성 대형가전 MD의 출현에 처음엔 판매자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변 CM은 "대형가전 판매자들은 주로 남성이고 나이 많은 사장들도 꽤 있다 보니 여성 MD를 많이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주부로서의 고민,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활용해 '대박'을 터뜨렸다. 변 CM이 기획한 '삼성 김치냉장고 패밀리 패키지', 이 CM이 기획한 '위니아 딤채 레트로 소형 김치냉장고 쁘띠 전 색상' '레트로 김치냉장고+레트로 소형냉장고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변 CM은 자신처럼 '내 김치냉장고를 바꾸는 김에 엄마 것도 함께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는 여성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콘셉트로 홍보영상을 제작, 김치냉장고 두 개를 묶은 패키지를 선보여 완판을 기록했다. 이 CM은 큰 김치냉장고를 사야 해 부담스러워했던 나홀로족을 고려해 크기가 적당하고 색상이 예쁜 제품 판매를 따로 기획했다. TV홈쇼핑에서만 판매하던 분홍색·하늘색 제품을 보고 소싱해 호응을 얻었다.

대형가전은 눈에 잘 띄어 집안의 '얼굴' 역할을 하는 만큼 인테리어 효과와 디자인 가치가 높은 제품이 인기다. 변 CM은 "요즘은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아도 의류건조기처럼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가전이 인기 있다"며 "일반 제품보다 10만원 비싼 메탈형 대형가전도 디자인이 예뻐 더 잘 팔린다"고 말했다.이들은 G마켓·옥션의 '에어컨 클린판매제도' 도입도 이끌어냈다. 이 제도는 에어컨 기본설치비를 없애고 판매자 관리감독을 강화한 정책이다. 변 CM은 과거 온라인에서 에어컨을 구매한 뒤 추가 설치비 50만원을 치르면서 비용이 과도하다고 느꼈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많아 제도를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것.

앞으로 두 MD는 주부의 노하우와 눈썰미를 발휘해 상품을 기획한다는 목표다. 이 CM은 "요즘 아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이유식 보관용으로 냉동고 수요가 많은데 인테리어 가치도 높은 상품을 개발해 좋은 경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