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집중 발주 '공급과잉' 심화
국내 '빅3' 조선소 올 수주 제로
한진해운 파산후 공급량 조절도
국내 '빅3' 조선소 올 수주 제로
한진해운 파산후 공급량 조절도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올 들어 초대형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컨테이너선 시장은 여전히 깊은 안갯속에 빠져있다. 전방인 해운업에서 지난해 발주를 자제했지만 공급과잉 상태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2013년부터 3년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조선소들은 당분간 컨테이너선 수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8척에 그쳤다. 이마저도 3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중소형 선박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소는 올해 컨테이너선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2월 이란에서 1만4000TEU급 선박 4척을 수주한 것이 마지막이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2015년 이후 계약 자체가 없다. 대우조선은 2015년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에서 2만TEU급 선박 11척, 삼성중공업은 일본과 홍콩 선사에서 2만TEU급 컨테이너선 10척 이후 수주가 멈췄다.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씨가 마른 것은 전방인 해운업이 극심한 침체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초대형 선박 위주로 발주가 이뤄져 공급과잉이 심화한 상태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해운업계의 선박 발주 잔량 가운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은 2012년 85.5%에서 2015년 139.4%로 껑충 뛰었다. 2011년 머스크가 대우조선에 1만8000TEU급 20척을 발주한 이후 선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초대형선박 확보에 뛰어든 결과다. 때문에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과잉률은 아시아~북미항로가 30%, 아시아~유럽항로가 40%를 초과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외 조선소들의 컨테이너선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대형 선사들이 선박 인도를 연기하거나 발주를 자제하는 등 공급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에 2015년에 계약한 선박의 인도가 몰려 있는 만큼 선사들이 공급량 조절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 회복세로 물동량 증가를 예상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는 있지만, 해운사들의 실적 악화와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컨테이너선 발주 재개 움직임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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