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대 D램 개발·양산 계획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3강 체제가 이미 굳어진 상황에서 생산성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은 13㎚ D램 제조공정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앞으로 2~3년간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이를 위해 일본 히로시마공장에 클린룸 설비를 추가하는 등 제조 장비를 여러 대 구매했다. 업계에서는 13㎚ 공정 개발을 완료하면 올해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18㎚ D램과 비교해 생산성이 20% 향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하반기 중 PC용을 시작으로 18㎚ D램 양산을 시작해 모바일용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우선 21㎚ D램의 수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 뒤 내년 말쯤 18㎚ 제품의 생산 비중을 20㎚보다 늘린다는 계획이다. 1y(10나노 중반대) D램은 이미 개발을 진행 중이고, 양산 시점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는 마이크론이 미세공정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수익성 확보를 꼽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54%와 47%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마이크론은 전 분기보다 2배 늘었지만 32.5%로 경쟁사에는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1~2년가량 앞선 미세공정 경쟁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미 18㎚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중 15㎚ D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18㎚ D램의 비율을 30%대로 끌어올리는 등 10㎚대 제품을 주력으로 키우고 있다.
업계는 D램 시장이 이미 3강 체제로 굳어진 만큼, 삼성전자 등은 공격적인 증설보다는 미세공정을 앞세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화성 11라인의 D램 공정을 CMOS이미지센서(CIS)로 돌리면서 일부 D램 공정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도 증설보다는 미세공정으로 자연스럽게 물량을 조금씩 늘리면서 수익성 확보에 더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