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최용순 기자] 금호 상표권 사용 등 금호타이어 매각 선결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팽팽하게 맞서왔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을 5년간 허락할 의사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중국 사업 부진 등으로 금호타이어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박 회장의 그룹 경영권까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26일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9월 말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 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1조3000억원의 채무를 일시에 상환할 능력이 없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금호타이어가 부도를 맞으면 채권단이 금호홀딩스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 자체를 흔들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인수가 불발되면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채무 만기 연장 카드를 내세워 상표권 사용 허락을 압박하고 나서자 박 회장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날 "법정관리로 갈 수 있는 회사(금호타이어)를 9500억원에 매각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조건을 전제로 상표권 사용을 5년간 허락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년을 허락해달라고는 정식으로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그냥 협조해달라고만 하면 어떻게 협조하라는 것인지…"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 중국에서 245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빌린 자금의 상환 압박이 거세지면서 현지법인의 가용 현금이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 본사로 유동성 문제 해결에 대한 요청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