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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규직 정책, 기업과 공생 길 찾아야

 

입력: 2017-05-25 18:00
[2017년 05월 26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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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을 직접 챙긴다고 한다. 비정규직 차별금지법도 추진도 거론되고 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모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300명 이상 고용하는 대기업 근로자의 42%가 비정규직이다. 또 국내 35개 공기업의 전체 직원 17만1659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33.2%(CEO스코어 자료, 3월말 기준)에 달한다. 3명 중 1명 꼴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는 우리 사회 양극화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가 맞다.

그러나 대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정권 눈치보기로 시행돼선 안된다. 기업의 인력운용과 생산방식은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기업 현실이 고려되지 않은 정규직 전환 밀어붙이기는 인건비 부담을 키워 경영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단기계약 근로자와 용역사원이 많은 유통, 업황에 따라 인력수급 변동이 큰 건설업종, 명절 등 특수한 시기에 많은 인력을 운영하는 물류업계나 프로젝트가 가동하지 않는 비수기가 있는 IT서비스업계 모두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를 활용하는 이유가 있다.

공공부문 역시 비정규직 제로를 위해서 국민 세금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자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332개 공공기관 중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3분의 1도 안 된다. 결국 세금 등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국민부담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추진돼야 바람직하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이 근로자의 세금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던 것과 같은 이치다.

공공에서 민간까지 전방위로 추진되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기업과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상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이려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조치가 따라야 한다. 우선 프리랜서를 비롯한 비정규직에 대한 실태 파악부터 이뤄져야 하고, 임금체계 개편과 처우개선과 같은 노동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당장 소요재원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공요금의 인상이나 정규직의 양보도 뒤따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동의도 구해야 한다.

아울러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전환 대책을 세울 때는 민간의 정규직 확대가 고용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비전도 지속 가능성과 현실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빛을 발할 수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만 호소하기보다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 정규직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만 고통분담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상한 대로 이미 각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당장 공공부문만 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는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수립도 함께 고민해야한다.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문제는 면밀한 계획하에 시장 환경을 고려하며 하나씩 풀어나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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