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열린 네이버의 중소상공인 지원센터 '파트너스퀘어' 개관식에서 한 대표는 "우리 인터넷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 환경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 사이에 일어난 일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 추가 설치를 요구하면서도 망 사용료는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페이스북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국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에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캐시서버'(이용자가 자주 찾는 콘텐츠를 해외 서버에서 가져올 필요 없이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에 저장해뒀다 이용자가 원할 때 바로 전송해 주는 서버) 설치를 요구했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 설치를 요구하면서도 이에 대한 비용을 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연간 수십 억 원에서 수백 억 원 규모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국내 인터넷기업과 형평성을 이유로 페이스북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통신사 간 협상 중단으로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이용자들은 평소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접속이 느리거나 아예 접속할 수 없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이 콘텐츠 전송 경로를 변경했기 때문에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KT 망으로만 서비스를 직접 연결하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KT 망을 거쳐서 페이스북 콘텐츠를 받는데, 이 경로를 페이스북이 끊어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경로를 변경하거나 차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정부, 통신업계, 인터넷 업계 각각의 입장은 무엇인지 정확히 정해 조율해야 할 시점이며, 불공정한 일은 없어져야 하기에 협회를 통해 업계를 통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바람직한 방향은 (콘텐츠 대형기업과 달리) 콘텐츠 스타트업에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이며, 통신사들이 이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한 대표는 '망 중립성'(통신사업자가 통신망에서 특정 콘텐츠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 위배 논란이 일고 있는 '제로 레이팅'(통신사나 특정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망 데이터 사용료를 이용자 대신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제로 레이팅은 최근 SK텔레콤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개발사인 미국 나이언틱이 제휴해 포켓몬고 이용자에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구글, 페이스북처럼 이용자 대신 데이터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해외 대형 콘텐츠 사업자들이 통신사와 제휴해 제로 레이팅을 확대할 경우, 지불 능력이 없는 수많은 중소 콘텐츠 기업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콘텐츠 업계의 주장이다.
한 대표는 "많은 콘텐츠 스타트업은 이런 구조를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며 "협회가 통신사들과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개관한 경상권 패션 특화 소상공인·창작자 지원 시설인 파트너스퀘어를 소개하며 '비즈니스 인공지능(AI) 어드바이저(조언자)'라는 네이버 쇼핑 서비스 비전을 밝혔다.
부산 파트너스퀘어는 △동영상 제작·방송이 가능한 스튜디오 공간 △블로그, 스토어팜 등 네이버 플랫폼 활용·상품 홍보 교육, 사업자 간 교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이뤄졌다.부산=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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