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통계정보센터장
![[시론] 전자상거래, `퍼스트 무버`로 가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2402102351607001[1].jpg "[시론] 전자상거래, `퍼스트 무버`로 가자")
지난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주최로 전자상거래 주간(E-Commerce Week) 행사가 개최됐다. UNCTAD의 주요 기능은 회원국의 경제 개발 및 무역 촉진, 다자간 무역규범의 협약 및 채택을 위한 논의기구로 1964년부터 UN직속기구로 설치·운영되고 있다. 3회째를 맞은 금년 행사는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 회장의 참석으로 참가자가 예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900여 명이 등록했다. 대다수의 신규등록자는 유럽의 각지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고 있는 중국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마윈 회장은 절대 우상이었다. 행사의 백미는 UNCTAD 키투이 사무총장, WTO 아조베도 사무총장, ITU 홀린 짜오 사무총장과 같이한 토론회였다. 대회의실을 가득 매운 청중의 모든 관심이 마윈 회장에게 집중되었고 마윈 회장은 청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젊은이들과 청중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마윈 회장은 자기가 받은 질문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성공한 알리바바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라고 요약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자신의 답변은 "중국에서의 성공 이유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발달된 법제도나 물류 인프라 체계가 전무했기에 가능했다. 다행히도 사업을 시작할 때 중국 정부와 관료는 전자상거래의 최소 개념조차도 없었다. 이것이 성공요인이다." "정부와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말라." 등으로 답을 이어갔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관료는 세 가지 그룹으로 - 무관심 관료, 규제와 통제에 관심이 많은 관료, 중국을 넘어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고민하는 관료 등으로 - 분류할 수 있는데 세 번째 그룹의 관료는 거의 없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도 미래부, 행자부, 공정거래위, 관세청 공무원 및 유관단체들이 참석해 각자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응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자상거래 분야에 있어서 '정부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관세청은 외국과의 교역(Cross Border E-commerce)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시장 상거래 생태계나 플랫폼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한계를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공정거래위는 공정거래(Fair Trad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정부 부처 이외에도 산자부, 통계청, 한국은행 이 전자상거래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 각 부처의 입장에서만 들여다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전체를 아울러서 대응하는 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마윈 회장을 필두로 전자상거래 세계시장에 저돌적으로 돌진하고 있는 중국보다는 대한민국이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윈 회장은 보다 활발한 전자상거래 시장 조성을 위해 사이버시큐리티와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억매이지 말 것을 주장했는데 바로 이점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정부와 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는 주된 이유다. 우리 대한민국은 사이버시큐리티와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세계 최고의 수준을 지향하고 있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의 위치를 가질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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