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시스템 마련 비용·시간 부담
완화·폐지 결정땐 게임사들만 피해"
게임물관리위와 신경전 본격화 조짐
토종 1종·외산 4종만 등급분류 받아
완화·폐지 결정땐 게임사들만 피해"
게임물관리위와 신경전 본격화 조짐
토종 1종·외산 4종만 등급분류 받아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규제 폐지를 요구하는 업계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게임물관리위원회 간 신경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에 발 묶인 토종 게임사들이 게임물의 등급 신청을 '보이콧' 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달 1일부터 당국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를 업계 자율규제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성인등급 온라인게임의 결제한도인 월 50만원만 자율규제로 전환하고,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의 결제한도인 월 7만원은 유지한다는 게 골자다.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일정 수준의 시스템을 갖춘 게임사를 협회 인증하고, 인증을 받은 기업만 결제한도 자율규제를 시행하는 형태다.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는 2003년 게임 이용자 과다 결제(과소비) 방지 명분으로 도입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다. 업계는 그동안 이 규제가 한국 게임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성인 결제 한도가 없는 반면 온라인게임은 게임물 등급분류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월 50만원 결제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결제한도를 완화·폐지하는 것을 두고 작년 초부터 업계와 게임위가 논의를 시작했지만,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협회가 결제한도 자율규제 시행 계획을 단독 발표하는 상황까지 갔다.
현재 게임위는 협회의 자율규제 실시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난 5월 1일 이후에도 게임물 등급 분류를 신청하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도 기존처럼 결제 한도를 등급 부여 요건으로 준용한다고 앞서 밝혔다. 이에 따라 게임사가 국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희망 등급과 이에 따른 결제한도를 명기한 등급분류 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러자 게임 업계는 출시를 준비 중인 온라인게임의 등급분류를 섣불리 신청하지 않고 있다. 결제한도 규제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등급을 신청할 경우, 게임사만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등급분류를 받으면, 이용자가 한도를 초과해 결제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각 게임마다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 앞으로 결제한도가 폐지되면 기존에 돈 들여 마련한 시스템을 제거해야 하고, 결제한도가 완화되면 이에 맞게 시스템을 재개발해야 하는데, 게임사로서는 물질적, 시간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게임위로부터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분류를 받은 온라인게임은 총 5개 뿐이다. 이 가운데 토종 게임은 단 한 종(고스톱·포커류 제외)이다. 봄날소프트의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전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외산 게임이다. 게임위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외산 온라인게임은 노블게임즈, 팡게임이 각각 수입·유통하는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신조자룡'(중국), 온라인 MMORPG '검우강호'(중국), 에이치투인터랙티브가 수입·유통하는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FPS) '프레이'(프랑스), 온라인 RPG '더 서지'(독일) 등이다.
이 가운데 프레이·더 서지의 경우, 등급분류 신청서에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희망 등급으로 기재하고도, 결제한도 관련 내용을 명기하지 않았는데도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보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게임위 관계자는 "두 게임의 경우, 게임 다운로드 시 요금이 청구되며, 다운로드 이후에는 게임 이용 시 유료 결제해야 하는 콘텐츠가 없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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