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망중립성원칙 폐기수순
FCC, 연말 최종 표결 들어갈 듯
유럽, 트래픽관리허용 정책기조
일본도 공짜데이터 '제로레이팅'
한국은 트래픽관리기준 시행중
FCC, 연말 최종 표결 들어갈 듯
유럽, 트래픽관리허용 정책기조
일본도 공짜데이터 '제로레이팅'
한국은 트래픽관리기준 시행중
■ 5G시대, 흔들리는 망중립성
(중) 해외 상황은
최근 미국에서 '망 중립성' 정책 변화가 가시화하면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망 중립성은 유무선 통신사, 케이블TV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이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에 대한 차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망 중립성을 통해 인터넷 혁신과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콘텐츠 진영과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통신 진영이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망 중립성은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수년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돼왔다. 현재 가장 강력한 망 중립성 원칙을 가지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종주국으로서 망 중립성을 이끌어왔다. 특히 전 오바마 정부가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하며 이를 법제화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논쟁은 격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10년 12월 망중립성 원칙을 확정하고 이듬해 11월 법안을 공식 발표했으나, 같은 해 버라이즌이 FCC가 망 중립성 원칙을 ISP에 적용하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에는 ISP 사업자가 타이틀1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규제를 적게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항소법원이 2014년 버라이즌의 손을 들어주자, FCC는 ISP를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 의무를 부담하는 타이틀2로 재분류한 후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망 중립성 원칙이 폐기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FCC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망 중립성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ISP를 타이틀2에서 제외함으로써 '오픈인터넷 규칙'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FCC는 3개월간의 의견 수렴 후 연말쯤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럽은 '콘텐츠 차별은 없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는 찬성하면서도 통신사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 행위를 허용하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통신사가 콘텐츠 사업자에 별도 대가를 받고 특정 콘텐츠의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급행회선(Fast Lane)을 허용하는 것이다. 유럽 통신산업이 수년 간 성장 둔화, 경쟁력 약화를 겪고 있는 데다, 급성장하는 미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견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2013년 9월 네트워크 투자촉진 방안을 담은 규제 개편안 '커넥티드 콘티넌트'(Conneted Continent)'를 발표했다. 이는 속도, 품질별 차등 과금을 허용, 서비스 사업자의 네트워크 투자비 분담을 유도하고 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014년 12월 베를린에서 열린 '디지타이징 유럽' 콘퍼런스에서 "통신사의 급행회선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키도 했다. 유럽 의회는 미국이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한 지난 2015년에도 망 중립성에 찬성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함께 상정된 과도한 트래픽 유발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막는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일본 역시 유럽과 비슷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메신저 '라인', '포켓몬고' 등이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고 사용자에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처음 만들어졌으며, 2013년에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2012년 이동통신사의 카카오톡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보이스톡' 품질 저하 논란,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 등 망 중립성 논란을 겪었다. 올 3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망·플랫폼 중립성을 담은 고시 제정안을 공개,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중) 해외 상황은
최근 미국에서 '망 중립성' 정책 변화가 가시화하면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망 중립성은 유무선 통신사, 케이블TV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이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에 대한 차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망 중립성을 통해 인터넷 혁신과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콘텐츠 진영과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통신 진영이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망 중립성은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수년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돼왔다. 현재 가장 강력한 망 중립성 원칙을 가지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종주국으로서 망 중립성을 이끌어왔다. 특히 전 오바마 정부가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하며 이를 법제화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논쟁은 격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10년 12월 망중립성 원칙을 확정하고 이듬해 11월 법안을 공식 발표했으나, 같은 해 버라이즌이 FCC가 망 중립성 원칙을 ISP에 적용하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에는 ISP 사업자가 타이틀1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규제를 적게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항소법원이 2014년 버라이즌의 손을 들어주자, FCC는 ISP를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 의무를 부담하는 타이틀2로 재분류한 후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망 중립성 원칙이 폐기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FCC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망 중립성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ISP를 타이틀2에서 제외함으로써 '오픈인터넷 규칙'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FCC는 3개월간의 의견 수렴 후 연말쯤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럽은 '콘텐츠 차별은 없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는 찬성하면서도 통신사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 행위를 허용하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통신사가 콘텐츠 사업자에 별도 대가를 받고 특정 콘텐츠의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급행회선(Fast Lane)을 허용하는 것이다. 유럽 통신산업이 수년 간 성장 둔화, 경쟁력 약화를 겪고 있는 데다, 급성장하는 미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견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2013년 9월 네트워크 투자촉진 방안을 담은 규제 개편안 '커넥티드 콘티넌트'(Conneted Continent)'를 발표했다. 이는 속도, 품질별 차등 과금을 허용, 서비스 사업자의 네트워크 투자비 분담을 유도하고 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014년 12월 베를린에서 열린 '디지타이징 유럽' 콘퍼런스에서 "통신사의 급행회선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키도 했다. 유럽 의회는 미국이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한 지난 2015년에도 망 중립성에 찬성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함께 상정된 과도한 트래픽 유발 서비스의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막는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일본 역시 유럽과 비슷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메신저 '라인', '포켓몬고' 등이 통신사들과 제휴를 맺고 사용자에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처음 만들어졌으며, 2013년에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2012년 이동통신사의 카카오톡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보이스톡' 품질 저하 논란,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차단 등 망 중립성 논란을 겪었다. 올 3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망·플랫폼 중립성을 담은 고시 제정안을 공개,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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