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트래픽 증가에 논란 증폭
융복합서비스 탄생 걸림돌 지적
'오픈인터넷' 규칙 무력화 내용
FCC, 망중립성 폐지 법안 통과
의견수렴 후 연말께 최종 결정
융복합서비스 탄생 걸림돌 지적
'오픈인터넷' 규칙 무력화 내용
FCC, 망중립성 폐지 법안 통과
의견수렴 후 연말께 최종 결정
■ 5G시대, 흔들리는 망중립성
(상) 되살아난 불씨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논쟁으로 다시 달아올랐다. 콘텐츠 사업자들의 '무임승차'와 지나친 통신산업 규제가 네트워크 투자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과 인터넷의 자유와 혁신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5세대(G) 이동통신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망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혁신적 인터넷 서비스 등장의 보루 역할을 했던 망 중립성이 5G 시대에는 오히려 융복합 서비스의 탄생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망 중립성은 유무선 통신사, 케이블TV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이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에 대한 차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한 원칙이다. 인터넷 트래픽이 본격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돼왔다. 이번 논쟁의 진앙은 미국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망 중립성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2대1(현재 2명 공석)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공화당 계열의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사실상 오바마 정부의 '오픈인터넷 규칙'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ISP의 분류를 타이틀Ⅱ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미국의 통신법 706조는 유선전화 사업자 등 타이틀Ⅱ에 속한 사업자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의무를 부과한다. 만약 ISP의 분류가 타이틀Ⅱ에서 제외되면, 통신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비용을 더 내는 콘텐츠 사업자에 급행회선을 제공하거나, 과다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에 망 비용 분담을 요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망 중립성을 '오픈인터넷 규칙'으로 정립한 후,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미국 인터넷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동영상과 광고 등으로 거액의 수익을 올리면서 통신업계 진영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콘텐츠 사업자가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해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면서도 망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은 전체 미국 동영상 트래픽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는 통신사와 손잡은 특정 콘텐츠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 데이터의 과도한 사용을 막기 위해 일부 비디오의 품질을 낮추는 '비디오 스로틀링(Throttling)'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이같은 논쟁은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가 필요한 5G 상용화를 앞두고 더 첨예하게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5G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망 중립성을 단순히 망 개방 측면이 아닌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사비리서치는 지난달 '망중립성이 5G를 어떻게 약화시키는가'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서 "보행자가 갑자기 거리를 가로지르려고 튀어나왔을 때, 이 정보가 네트워크에서 몇 밀리 초만 지연돼도 사고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진다"며 "현재의 망 중립성에서는 교통 주행 정보를 단순 비디오 콘텐츠보다 더 빨리 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망 중립성이 5G에도 적용될 경우, 다양한 5G 기반 신규 융복합 기술, 소비자 친화적 혁신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FCC는 3개월 의견수렴을 거친 후, 연말경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여당 3명, 야당 2명으로 여당이 우세를 점하는 FCC 구조상 망 중립성 폐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방송통신 규제는 그동안 세계 각국의 ICT 정책에 영향을 미쳐왔다. 세계 ICT 업계의 눈이 FCC에 쏠린 이유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상) 되살아난 불씨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망 중립성'(Net Neutrality) 논쟁으로 다시 달아올랐다. 콘텐츠 사업자들의 '무임승차'와 지나친 통신산업 규제가 네트워크 투자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과 인터넷의 자유와 혁신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5세대(G) 이동통신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망 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혁신적 인터넷 서비스 등장의 보루 역할을 했던 망 중립성이 5G 시대에는 오히려 융복합 서비스의 탄생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망 중립성은 유무선 통신사, 케이블TV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이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에 대한 차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한 원칙이다. 인터넷 트래픽이 본격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돼왔다. 이번 논쟁의 진앙은 미국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망 중립성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2대1(현재 2명 공석)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공화당 계열의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사실상 오바마 정부의 '오픈인터넷 규칙'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ISP의 분류를 타이틀Ⅱ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미국의 통신법 706조는 유선전화 사업자 등 타이틀Ⅱ에 속한 사업자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의무를 부과한다. 만약 ISP의 분류가 타이틀Ⅱ에서 제외되면, 통신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비용을 더 내는 콘텐츠 사업자에 급행회선을 제공하거나, 과다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에 망 비용 분담을 요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망 중립성을 '오픈인터넷 규칙'으로 정립한 후,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미국 인터넷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동영상과 광고 등으로 거액의 수익을 올리면서 통신업계 진영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콘텐츠 사업자가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해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면서도 망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은 전체 미국 동영상 트래픽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는 통신사와 손잡은 특정 콘텐츠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 데이터의 과도한 사용을 막기 위해 일부 비디오의 품질을 낮추는 '비디오 스로틀링(Throttling)'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이같은 논쟁은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가 필요한 5G 상용화를 앞두고 더 첨예하게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5G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망 중립성을 단순히 망 개방 측면이 아닌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사비리서치는 지난달 '망중립성이 5G를 어떻게 약화시키는가'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서 "보행자가 갑자기 거리를 가로지르려고 튀어나왔을 때, 이 정보가 네트워크에서 몇 밀리 초만 지연돼도 사고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진다"며 "현재의 망 중립성에서는 교통 주행 정보를 단순 비디오 콘텐츠보다 더 빨리 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망 중립성이 5G에도 적용될 경우, 다양한 5G 기반 신규 융복합 기술, 소비자 친화적 혁신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FCC는 3개월 의견수렴을 거친 후, 연말경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여당 3명, 야당 2명으로 여당이 우세를 점하는 FCC 구조상 망 중립성 폐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방송통신 규제는 그동안 세계 각국의 ICT 정책에 영향을 미쳐왔다. 세계 ICT 업계의 눈이 FCC에 쏠린 이유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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