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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창업패러다임 대전환 시급하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입력: 2017-05-18 18:00
[2017년 05월 19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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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창업패러다임 대전환 시급하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에는 일자리 창출, 불공정거래 시정, 부패척결, 양극화 해소, 국민통합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달라는 국민의 기대가 엄청나게 크다. 그중에서도 일자리 창출정책은 일자리가 보통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고, 기업경쟁력의 기반이고 복지와 양극화 해소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일자리 정책이지만 그동안의 일자리 정책은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엄청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 정부가 정권의 성패가 달린 일자리 문제에서 과거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두 가지 사항만은 정말 이념이나 기존 공약과 관계없이 반드시 치열한 논의와 검토를 해줬으면 한다.

첫째는 양질의 일자리에 관한 정의의 전면적 재검토이다. 양질의 일자리라고 하면 보통 고용도 안정되고 임금수준도 괜찮은 일자리를 떠올린다. 모든 일자리가 이런 일자리이면 좋겠지만 치열한 경쟁하에서 생존조차 쉽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과 임금 중 적어도 어느 한쪽은 유연성을 가져야 기업경영을 해나갈 수 있다. 그래서 고용과 임금 모두 양호한 일자리는 현실에서는 소수일 수 밖에 없고 대다수의 일자리는 고용과 임금 어느 한쪽 혹은 양쪽이 열악한 일자리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현실을 보면 이런 진단에 충분히 납득이 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미래에는 고용과 임금이 모두 없어지거나 열악해질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현실적인 양질의 일자리는 어떤 것이 돼야 할까? 고용도 임금도 열악한 근로자가 대다수라면, 그리고 고용과 임금을 함께 보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고용과 임금 중 어느 한쪽은 기업에게 유연성을 주고 대신 근로자들에게 다른 한쪽의 조건을 양호하게 해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개선방안이지 않을까? 국민세금으로 고용과 임금이 모두 양호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이나 고용과 임금을 모두 좋게 하겠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법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수의 근로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거나 열악한 일자리마저 지속하지 못하게 만드는 역설적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경쟁과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전개되는 기술혁신으로 고용보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양질의 일자리 정의와 일자리 정책은 기업에게는 고용의 유연성을 주고 근로자에게는 임금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타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일자리 나누기보다는 일자리 만들기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쟁력이 취약한 영세중소기업은 일자리를 나눌 여력도 없고 일자리를 나누면 그렇지 않아도 낮은 임금수준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현재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포기한 실질실업자는 300만에 가깝고 이중 절반이 청년들이다. 눈높이를 낮춰서 가라고 하는 중소기업의 빈 일자리는 25만 정도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창업해야 누군가가 취업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창업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 정부가 함께 실현해야 할 필수과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했는데도 노후대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제는 문제해결을 위해 국민의 마인드도 정부의 정책도 모두 취업패러다임에서 창업패러다임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 앞서 말한 양질의 일자리 개념의 전환도 창업패러다임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 될 것이다.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서 발상과 패러다임의 전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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