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UNIST 교수팀 개발
'빛의 파면' 왜곡 상쇄 시켜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 가능
'빛의 파면' 왜곡 상쇄 시켜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 가능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물의 뇌 속 신경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박정훈 UNIST 교수(생명과학부·사진)는 멩 쿠이 미 퍼듀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개구 보정광학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광학현미경은 빛으로 세포 등 미세한 물체를 비춰 상을 확대하고 관찰하는 연구장비다. 관찰을 위해선 대상 세포나 조직을 얇게 잘라야 하는데, 너무 두꺼우면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아 해상도 높은 영상을 얻기 힘들다. 빛이 만나는 물질에 따라 굴절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생체조직을 이루는 세포는 지질,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로 이뤄져 빛의 경로가 이런 물질의 경계면마다 달라진다. 이 때문에 관찰하고자 하는 지점에 초점을 형성하기 위해 입사한 빛이 무작위로 퍼져 버린다. 결국 몸속 깊숙한 부분에는 초점을 만들기 어려워 고해상도 영상을 얻지 못한다.
연구팀은 생체 조직에서 빛의 파면이 어떻게 왜곡되는지 측정해 이를 상쇄할 방법을 찾아냈다. 빛은 나아가면서 일정한 주기의 파동을 이룬다. 이 파동의 마루끼리 연결하면 빛의 파면이 생기는데, 그 모양에 따라 빛의 진행이 달라지기도 한다. 연구팀은 빛이 입사되는 파면 모양을 특수하게 설계해 산란해 일그러진 빛의 경로를 바로잡는 방법을 찾았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넓은 영역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다개구 현미경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다개구 현미경은 하나의 대물렌즈를 마치 여러 개의 독립적인 렌즈처럼 사용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대물렌즈의 입사평면을 복사·분리해 각각 개구마다 서로 다른 파면으로 빛을 입사시켰다. 이를 통해 살아있는 쥐의 뇌에서 뉴런을 고해상도로 분석하고, 미세아교세포의 면역 활동, 뇌혈관의 깊이별 동역학 등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박정훈 교수는 "뇌 활동을 이해하려면 넓은 영역에 분포된 뇌세포 사이의 역동적인 연결관계를 직접 봐야 한다"며 "이번 기술로 뇌뿐 아니라 살아있는 생체 조직 깊숙한 곳을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서드'에 발표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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