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수백㎞ 떨어진 곳에 있는 방사능 물질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 북한 핵실험 같은 먼 곳에서 일어나는 핵활동 탐지와 방사능 유출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은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물리학과·사진)팀은 고출력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방사능 물질을 실시간 탐지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방식은 2010년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처음 이론적 개념을 제안했지만, 실험으로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고출력 밀리미터파 발생장치로 밀리미터파를 방사능 물질(코발트-60) 주변에 쪼여 발생하는 플라즈마 생성 시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방사능 물질 유무를 파악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예측된 감지 민감도를 4800배 가량 높일 수 있어 극소량의 방사능 물질 탐지도 가능하다. 고출력 전자기파의 출력을 높이면 수십㎞ 혹은 수백㎞ 떨어진 곳의 방사능 물질도 파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방사능 탐지 기술은 방사능 물질에서 방출된 고에너지가 직접 측정장치에 도달해야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탐지 거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원거리에서 일어나는 방사능 유출과 핵무기 개발, 핵무기 테러 등을 탐지해 비상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은미 교수는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후쿠시마 같은 고방사성 환경 탐지나 방사능 물질을 이용한 테러활동 감시, 원전 이상 사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이달 9일자에 실렸으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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