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익규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경영지원처장
![[DT광장] 미세먼지와 `진실의 문`](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1202102351101001[1].jpg "[DT광장] 미세먼지와 `진실의 문`")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 혜왕과 태자 방통 사이에 얽힌 이야기로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어떤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처음에는 '미친 놈 헛소리'로 생각한다. 그러나 두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게 되면 그때는 반신반의한다. 그러다 세 사람이 모여 강조를 하게 되면 그때는 믿을 만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른바 어떤 사안을 두고 여럿이 같은 말을 하게 되면 그것의 진실을 떠나 신뢰하게 된다는 말이다.
최근에 미세먼지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로 황산염, 질산염 등과 같은 독성물질이 들어 있는 유해물질이다. 최근 들어 서해안에 발전소가 많다 보니 발전소가 원인제공을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발전소를 바라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그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두말할 것도 없이 발전소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연기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대기 기온차로 인해 수증기가 온 하늘을 구름처럼 하얗게 덮고 있어서 더더욱 가해자가 남긴 결정적 증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굴뚝에서 나오는 하얗게 보이는 기체는 수증기가 99.999%로 유해물질이 생각처럼 많은 것은 아니다. 철저하게 환경 기준치 이하로 지키고 있고 실시간으로 환경부에 보고하고 있어서 숨길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주범으로 생각할까. 그것은 진실을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때 그렇게 의심할 만한 근거가 일단 겉으로 나타나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발전소가 전혀 미세먼지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은 아니다. 앞으로 수천억을 들여 집진도를 더 향상시키고 유해요인을 철저하게 잡아내는 설비를 보강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더 청정발전소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전기는 공기처럼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대부분 그 중요도를 망각하고 있지만 우리 삶의 곳곳에 우리를 편리하게 해 주는 동반자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는 밤낮이 없다. 국민들이 편하게 잠들어 있는 그 때에 발전소 안에서 누군가는 설비를 점검하고 운전에 이상이 없는지 신경을 곤두세우며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처럼 밤낮없이 국민에 대한 의무감으로 정열을 쏟고 있다.
진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확인할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 쉽게 '부화뇌동(附和雷同)' 한다는 말이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한 번 더 확인해 보면 진실의 문에 가까이 갈 수 있는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 호랑이가 시장에 나타났는지 그렇지 않은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겨버린다.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는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상황에 따라 죄인 취급하는 것도 바뀌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파악해야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개연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수증기처럼 사라져버리는 사회적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대한 정확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건 단지 비용 절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와도 절대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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