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디지털산책] 중기정책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1002102251607002[1].jpg "[디지털산책] 중기정책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에는 일자리 창출, 불공정거래 시정, 부패척결, 양극화 해소, 국민통합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달라는 국민의 기대가 엄청나게 크다. 이런 국민의 기대를 담은 과제로 다수의 후보가 공통적으로 공약했던 중소기업부의 설치가 있다. 중소기업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공정한 대기업중심 경제구조를 혁신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주역으로 중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중소기업정책 추진기구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제시된 것이다.
중소기업부의 설치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만을 지원한다면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더 커지지 않을까? 그래서 중소기업부 설립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기존에 새로 생겼다 사라진 부처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중소기업부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비전과 전략이 필요할까?
첫째,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중소기업부가 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포기한 실질실업자가 300만에 가깝고 이중 절반이 청년들이다. 그 결과 양극화와 헬조선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기업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 물론 창업해서 얼마 안가 폐업해 일자리 창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준비 안된 창업, 생계형 창업, 나홀로 창업이 아니라 준비된 창업, 기술형 창업, 힘모아 창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부가 돼야 한다.
둘째, 일자리 창출도 못하고 불공정거래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대기업중심 경제구조를 중소기업의 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중심 경제구조로 전환시키는 혁신중소기업부가 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이 보호가 아닌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혁신하는 중소기업만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당연한 상식이 중소기업부의 비전과 전략이 돼야만 한다.
셋째,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성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기업생태계와 중소기업중심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에 관련된 다수의 주체들이 긴밀히 협력하도록 지원하는 협력중소기업부가 돼야 한다. 개별기업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간 협력, 대기업과의 동반성장, 교육연구기관과의 산학연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일상화되도록 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소기업정책의 추진방식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정책의 책임소재와 성과관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정책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내 이름을 걸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정책이라면 설계와 실행에 밤낮없이 고민하지 않겠는가? 또 정책과 관련된 도덕적 해이도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작동하고 나중에 문제가 있을 때도 책임추궁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정책설계와 연동해 순환보직 대신 정책수립부터 일몰까지를 책임지는 정책성과책임제까지 실행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둘째, 정책총량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중소기업정책은 어떤 정책이 도대체 몇 개가 있는지 정책담당자도 잘 모를 정도로 너무 많고 복잡하다. 또 부처별로 유사한 정책이 분산돼 있고 지원대상에 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아 소액살포식의 '묻지마 지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수많은 중소기업정책을 모두 등록하게 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대폭 간소화한 정책총량을 결정한다. 이 총량범위 내에서 새로운 정책을 하나 만들려면 기존의 정책을 하나 없애야 하는 식으로 운용해 정책간 경쟁, 정책담당자간 경쟁을 유도한다면 담당사업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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